'당신은 햄릿형입니까 아니면 돈키호테형입니까'를 방불케하는 '금주, 은주'논쟁이 여성들을뜨겁게 달구고 있다.
시청률 1위를 자랑하는 MBC의 저녁 8시30분 일일 연속극 '보고 또 보고'에 나오는 두 자매 '금주·은주' 논쟁은 현대 여성들을 사로잡는 두가지 가치관 즉, 마음씨 착한 공주병 여성과 이기적이면서도 독립적인 터프걸 어디에 더 후한 점수를 매기느냐로 압축되면서 치열한 불꽃을 튀기고 있다.
맏딸 금주는 요즘 여성들이 다 나름대로 앓고 있는(?) 공주병의 화신이다. 미모에다 만만찮은 글솜씨, 거기다 착하고 따뜻한 심성에 인내심까지 지녔지만 야무락지지 못하고 맏이로서의 리더십 내지 든든함이 부족하다.
하지만 '카수' 저리가라 할 정도로 뛰어난 노래솜씨로 '결혼 불가' 판정을 내렸던 시할머니·시어머니가 될 사미자·김민자의 심판을 뒤엎는 작전을 성공리에 추진중이다. 노래 잘 부른다고 돌아앉은 마음이 다시 돌아올까라는 의구심도없지는 않지만 하여튼 즉석노래 몇곡에 사미자·김민자는 마음은 벌써 흔들리고 있다.
둘째달 은주는 '딴건 다 참아도 직장없는 건 못참는다'는 현대 남성들이 바라는 예쁜 '터프레이디'이다. 기울어진 형편때문에 외할머니손에 자란 둘째딸 은주는 어릴때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데다 같은 방을 쓰는 언니만 편애하는 어머니에 대한 반발과 둘째 특유의 자립심이 겹쳐서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강한 성격을 지닌다.
유약하다싶은 언니 금주에 대해서는"얘, 쟤" 할 정도로 무례한 일면도 없지않고, 자신을 꺼리는 미래의 시어머니보다 귀여워하는 시할머니의 마음에 들기위해 할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집의 요리까지 배우는 강한 추진력을 지닌 노력파이다. 반면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않는 이기적이고 밉상스런 일면도없지않다.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에 사는 50대 주부 표은이씨는 은주형 며느리를 볼 생각이다. "성격이흐리멍텅하고 모호한 것은 딱 싫다. 단점도 많지만 은주처럼 경계가 분명한 며느리를 택하고 싶다"고 은주손을 들어주었다.
20대 가정주부인 문지경씨도 "자기 혼자서 속절없이 착한 것은 요즘 세상에 아무런 도움이안된다. 맥없이 착한 것보다 자기것 야무지게 챙기는게 현대사회에 더 적응력이 있고 이뻐보인다"고 은주편에 섰다.
반면 현미아씨(29세·대구시 달서구 월암동)는 "금주가 순수해서 좋다. 능력이 없다지만 여자는 닥치면 누구라도 잘 하게 돼있다. 본마음이 중요한 것 아닌가. 살림은 얼마든지 익힐수 있는 기술일 뿐"이라며 당당히 금주론자임을 선포했다.
지난해 며느리를 본 백온자씨(경북 경산옥산지구)는 "은주같은 며느리 볼까봐 겁난다. 사람은 첫째 착해야하는데 은주는 그런 면이 부족하다. 은주가 요리를 배우는 것도 요리에 취미가 있어서라기보다 단순히 시할머니한테 잘 보이기 위한 것으로 순수성이 떨어진다. 언니한테 대한 예우도 전혀 없다. 금주가 표현이 어눌하고 다부진면이 떨어지지만 따뜻한 마음이가장 중요하다"고 은주 반대론을 폈다.
'금주·은주'에 대한 비판론도 만만찮다.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과 그 집안에 대한 얘기를 언니 동생간에 한번도 꺼내지 않을 수 있느냐는 것.
"현대가정에서 가장 필요한 '대화 부족'의 전형을 보여주는 드라마 '보고 또 보고'는 그만큼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직장남성들은 검사인 기정과 안무가인 기풍 형제가 같이 안고 있는혼사문제를 가슴터놓고 풀어볼 생각은 없이 각자 놀기에 급급, 형제애란 찾아볼 수 없다"고지적한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