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내각제 다시 떠올리기

입력 1998-09-23 00:00:00

자민련이 한동안 잠잠하던 내각제 개헌문제를 또다시 거론하고 있다.

자민련 김용환(金龍煥)부총재는 22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강에서"한국은 절대권력의오만과 독선이 국가적 위기를 자초했다"며 대통령제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제도와시스템에 의한 민주정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권력구조를 내각책임제로 바꿔야 한다"고말했다. '절대권력의 오만과 독선'이라는 표현까지 동원된 김부총재의 이날 발언은당내에서도 최근의 내각제 관련 발언중 최고 수위의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그렇다면 정치권이 사정문제로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김부총재가 내각제 공론화를 재차시도한 의도는 뭘까. 당초 여권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권력구조 개편발언이후내각제 공론화 움직임이 보이자 자제해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터였다.

그런데도 이 문제가 재차 거론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자민련의 현주소와 무관하지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자민련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정정국이 DJ를 필두로 한 현정권 핵심의 정계개편의도와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정정국의 끝은 결국 정치권에서 떠돌고 있는'DJ신당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정이 여권핵심의 의도대로 갈경우 대선당시합의사항인 내각제는 물론 공동정권내의 자민련 위상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발동했다고 볼 수 있다.

자민련쪽은 이같은 여권핵심의 의도를 한나라당 김윤환전부총재의 수사와 연결짓고 있다.김전부총재는 한나라당내 대표적인 내각제론자로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도 "언젠가는필요한 정치인"이라며 비중을 두고 있는 인사다. 이런 인사가 비리혐의로 검찰수사 선상에오르자 자민련으로서는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내년에 본격화될 내각제 개헌정국에 큰우군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이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최근 김전부총재의 원군으로 자민련이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나오고 있는 중이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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