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을 여는 젊은 작가포럼

입력 1998-09-21 14:12:00

문학성과 대중성을 어떻게 관계지을까.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 주최로 17일과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2000년을 여는 젊은 작가포럼'에서 문학과 대중문화의 관계모색이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21세기 한국문학의 진로를 토론키 위해 마련된 이번 포럼에는 30, 40대 작가와 평론가가 대거 참석해 모두 8개의 주제로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포럼 준비위원장인 평론가 정과리씨〈사진〉는 "이번 포럼에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가 몰려드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고 자평하고"특히 문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학성과 대중성 문제가 단연 최대의 관심사로 부각됐다"고 밝혔다.

첫째날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평론가 이광호씨와 신수정씨, 시인 유하씨, 소설가 김영하씨는 문학성과 대중성을 이항대립으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면서문학이 '키치(kitsch)'를 더이상 경멸의 대상으로만 보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씨는 주제 '문학과 대중문화의 접속'의 발제문을 통해 "대중적 인기에 영합해 예술성이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이른바 키치에 대해 문학계가 적극적으로 응답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엘리트 문화와 적대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키치가 아방가르드 예술에서 차용됐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전제한 뒤 "키치가 문화의 변두리에서 무시돼온 타자였기 때문에 오히려 문학을 비롯한 문화의 중심을 교란하고 그것에 새로운 에너지를 수혈하는 역설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긍정평가했다.

이씨는 이어 "문학이 문화의 중심에서 특권적 지위를 누리던 시대는 사라졌다"면서 "독이자 약인 키치를 문학의 육체로 받아들여 문학이 영역을 확장하고 미학적 탄력을 배가하는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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