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작 진행 강경투쟁 고수

입력 1998-09-21 00:00:00

한나라당은 19일 부산집회의 성공에 대단히 고무돼 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도"이로써 영남권의 민심은 확인됐다"며 매우 흡족해 하고 있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이번 주 수도권의 장외집회를 강행하고 대미를 장식할 서울집회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주말부터 조성되는 듯하던 여야 협상분위기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를 걸지않고있는 분위기다. 여권이 여전히 이총재의 세풍(稅風)사건에 대한 유감표명등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소환대상 정치인들의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등 사정기류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총재 주재로 열린 21일 오전의 주요당직자회의와 헌정수호비상대책회의에서도 이같은 방침은 더욱 강조됐다. 그리고 장외투쟁 등 일련의 계획된 대여투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이에 앞서 부산집회를 마치고 상경하자 마자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는 당사에서 편파.표적사정 중단과 영수회담 개최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전부총재는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때에는"독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전부총재의 단식투쟁이 현 정권으로부터 핍박받는 정치인 상을 구축하고 부산.경남의 맹주로 자리매김하려는 이전부총재 개인적인 판단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차원에서도 이를 적극 뒷받침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또 21일에는 대검찰청이 92년 대구시 국유지 불하를 조건으로 경북의 모건설업체로 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에 대한 소환방침이 보도되자 한나라당은 여권의 압박고삐가 늦춰지기는 커녕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대화에 응하거나 국회에 들어가는 것은 지금까지의 투쟁의미를 변질시킬 수 있고 오랜만에 결속해 나가는 듯한 당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점에서 응할 수 없다는 것이 한나라당 지도부의 판단이다.

특히 이전부총재의 소환장 발부에 이어 김전부총재에 대한 압박이 현실로 나타나자 이총재는 자신을 세풍(稅風)사건의 몸통으로 지목한 것을 포함, 현 한나라당 지도부를 파렴치한 비리집단으로 매도하기 위한 정치공작이 진행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의 방침이 위협용이 아니라 곧 현실로 닥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투쟁밖에는 다른길이 없다는 판단을 굳히고 있다. 여기에는 목표청중 숫자를 훨씬 상회했고 시민들의 호응도도 높았던 부산집회의 성공이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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