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동구 신암동의 60대 김순필 할머니는 인심이 많이 각박해졌다고 하지만 세상에는 아직 따뜻함이 남아 있다는 생각에 흐뭇하다. 잃어버린줄만 알았던 가방을 마음씨 착한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3일만에 되찾았기 때문.
김할머니가 가방을 잃어버린 것은 지난 13일 낮12시쯤. 시내에서 볼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해서야 가방을 택시에 두고 내린 것을 깨달았다. 가방안에는 값나가는 물건은 없었지만 아끼던 묵주가 들어 있어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3일 뒤 그 택시기사가 가방을 들고 김할머니 집을 찾아왔다.
"가방을 잃어버리고 마음이 많이 상하셨죠. 할머니 집을 찾는다고 애 먹었어요" 가방을 들고 온 택시기사는 세운교통 소속 최태운씨(38.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였다. 최씨는 가방을 택시 뒷자리에서 발견하고 태웠던 손님을 내리게 한뒤 할머니를 내려준 골목에 다시 왔지만할머니를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가방안에서 교회주보를 발견하고 곧바로 교회로 전화도걸어 봤지만 허사였다.
최씨는 가방주인을 찾기 위해 지난 15일 회사에 결근계를 냈다. 비록 가방안에는 1만원권지폐 한장과 손수건, 묵주, 병원진찰권밖에 없었지만 할머니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물건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아내 서영자씨(35)와 함께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에서 세탁소도 운영하고 있는 최씨는 '정직하게 욕심내지 않고 사는 것이 곧 행복'이라고 믿는 평범한 30대 가장이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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