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7 독일 총선은 21세기 진입을 이끌 지도자로 16년 장기집권의 보수 기민당소속 헬무트콜 현총리(68)를 유임시키느냐, 진보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재(54)를 선택하느냐를결정짓는 분기점이다.
동서독 분단 45년만에 독일통일을 이룩한 콜총리는 경험과 신뢰에 바탕을 둔 자신을 다시선택해 줄 것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콜총리는 최근 유세에서 이번 총선을 "안정이냐 모험이냐, 정치적 각성이냐 퇴조냐의 택일"로 규정했다.
그러나 지난 두차례 선거에서 조심스런 유권자들에게 유용하게 써먹은 이 '베테랑 수법'은이번 총선에서는 오히려 감점요인이 될 수도 있다.
대다수 쟁점에 대한 콜의 온건입장을 지지하고 현재의 경제 상승세를 환영하는 일부 유권자들 조차도 "영원한 총리"란 별칭을 얻은 콜에게 식상했음을 시인하고 있다.
콜은 복잡한 세제개편과 경제자유화를 이행하려면 자신이 유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소 고개를 숙였지만 연초 12·6%를 기록했던 실업률은 그의 머리 위에 매달려있는 '다모클레스의 칼'임을 외면할 수 없다.
도전자 슈뢰더는 콜 재임기간중 늘어난 실업률을 주요 공격무기로 삼고 있다. 그는 독일인들에게 일자리를 되찾아 주고 질병치료비 지급액과 연금을 깎는 콜 개혁계획을 폐기하겠다고 공약했다. 슈뢰더는 "현대화와 사회정의 두가지를 함께 약속한다"고 말한다.두 정적의 선거운동은 쟁점 외에 인성, 세대, 스타일에서도 크게 대조된다.
라인강유역 중부 출신의 콜은 독실한 가톨릭신자로 프랑스와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는 반면배교한 개신교도 슈뢰더는 한때 교회를 "불필요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 국가가 사회조건을개선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콜이 60년 하넬로레와 결혼, 두 자녀를 둔 채 충실히 남편자리를 지키고 있음에 반해 슈뢰더는 68년이후 4차례 결혼을 했으면서도 자녀를 얻지 못했다.
2차대전 종전당시 15세 소년이었던 콜은 독일인들에게 유럽통합 의지를 부추기기 위해 불행했던 과거를 자주 들먹이며 독일을 믿을만한 서방동반자로 부각시키고 있으나 45년 생후 1년의 아기였던 슈뢰더는 전후세대로 가난한 소년시절을 보냈다.
슈뢰더는 최근 19세기의 전설적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현실정치를 "신중하고 현명한 것"으로 표현했다.
콜은 야당을 공격할 때도 항상 온건한 제스처와 용어를 쓰지만 슈뢰더는 남성이미지를 필요이상 과시하는 경향이다. 달변인 슈뢰더는 논쟁에서 변호사 출신답게 촌철살인적 화술을 구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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