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빅맥신화 이승엽에 맡겨라"

입력 1998-09-10 14:26:00

국내에서도 '빅맥(마크 맥과이어)' 신화를 만들자.

9일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시카고 커브스전에서 62호 홈런을 기록,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경신하는 모습을 지켜본 많은 야구관계자들은 대기록에 열광하면서도 미국과는 판이한 국내 야구계 풍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내에서 시즌 최다홈런 기록(41개) 경신을 노리는 이승엽의 처지가 비교됐기 때문이다. 지난 7월말까지만 해도 이승엽의 기록 경신은 맥과이어와 함께 눈앞에 다가온 것으로 간주됐지만 현실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최근 맥과이어가 홈런을 치는 장면을 TV로 본 상당수 야구팬들은 "맥과이어가 홈런을 쳤다기보다는 홈런을 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선수와 코칭 스태프, 구단등 모든 메이저리그 종사자들이 야구팬을 의식, 맥과이어가 홈런을 칠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것이다.세인트루이스 구단 관계자들은 맥과이어의 조용한 성격을 반영, 집요한 팬들의 접근을 막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상대투수를 비롯한 선수단은 철저한 정면 승부로 맥과이어의 근성을 자극했다. 맥과이어가 62호 홈런을 치는 상황은 대표적인 사례다. 4회말 2사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시카고 투수 트락셀은 승부를 피할수 있었지만 아웃 코스 낮은 스트라이크로제구, 최선을 다했고 맥과이어는 이 공을 받아쳐 홈런을 뿜어냈다.

그러나 국내 프로야구계서는 이러한 모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승엽의 경우 삼성구단의 홍보 사절로 전락,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기에 급급했다. 삼성과경기하는 팀의 감독과 투수는 이승엽에게 홈런을 내주지 않는 일을 절대 과제로 삼았다. 삼성의 서정환감독조차도 개인 기록보다는 팀성적이 우선이라는 명목으로 3, 4번 타순을 변경,이승엽을 슬럼프에 빠지게 했다.

한 야구팬은"국내 프로야구가 17년째를 맞고 있지만 구단, 감독 중심의 경기에서 벗어나지못하고 있다"면서"팀 성적에 연연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기록 중심의 야구를 펼쳐야 한다"고주장했다. TBC 최종문해설위원은 "국내프로야구가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야구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해야 한다 "며 야구계 종사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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