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인성 위주 의사교육

입력 1998-09-10 00:00:00

의술(醫術)을 흔히 인술(仁術)이라고 한다. 의술은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이며, 어진 덕을베푸는 법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히포크라테스가 당대에 성인(聖人)으로 추앙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러므로 당연한 일이다. 그는 실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의술을 가졌으며, 환자를 대하고 치료하는데 반드시 지켜야 할 마음가짐이 남달랐던 까닭이다.'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두고두고 의사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은 인성을 중시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경북대 의대가 전국 의대 중에서 처음으로 인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과과정을 전면 개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96년부터 2년간의 작업 끝에 내년부터 2002년까지 연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인 새 교과과정은의사의 인성(人性) 함양을 위한 과목을 다수 신설했다. 또 교수 중심의 주입식.암기식 교육을 벗고 학생 중심의 토론식.문제 해결식 교육으로 방향을 바꿔 의료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는 것이다.

특히 본과 1~3학년에 의사학, 환자-의사 관계, 의료와 사회, 지역사회 의학, 지역사회 의학교실 등 16개 과목을 신설, 인성 함양은 물론 환자와 지역사회에 대한 인식 제고에 역점을 두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의 통합교육으로 의학 이해의 폭을 넓히고, 오후 시간을 자율학습으로 대체해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기로 해 큰 변화를 가져 올것으로 보인다.

경북대 의대의 교과과정 개편은 의료 환경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새로운 기폭제가 되기 바란다. 그간 우리의 의료환경은 원성을 면치 못해온 게 사실이며, 개선의 여지가 적지 않다. 다른 의대에도 영향을 미쳐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고, 환자에 대한의사들의 서비스와 그 질이 날로 높아져 의술이 그야말로 인술로 더욱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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