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IMF는 남의 일

입력 1998-09-10 00:00:00

한국소비생활연구원(원장 김연화)은 TV 드라마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속에서 에너지낭비와 계층간 위화감을 조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원이 최근 2개월간 TV 드라마와 오락 등 54개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자료에 따르면 상당수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행동이나 대사에서 에너지 절약의식이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 드라마 '추억'과 KBS '야망의 전설'에서는 아무도 없는 방에도 전등이 모두 환하게 켜 있고 주인공이 혼자 마시는 술은 항상 양주이며 식사후 너무 많은 음식을 남기는장면 등이 나왔다.

MBC '사랑을 위하여'에서는 아이들을 목욕시킬 때 샤워기를 계속 틀어 놓고 대낮에도병원 복도의 전등을 모두 밝혔으며 '마음이 고와야지'에서는 돈을 마구 던지는 장면과 함께 "5천만원이 문제나 되겠어?" "이자나 따먹고 살게 해줘"라는 등의 대사로 위화감을조성했다.

SBS '바람의 노래'에서는 주차시킨 승용차의 헤드라이트를 계속 켜놓고 '순풍산부인과'에서는 모기를 잡으려고 한번에 모기약 한통을 모두 다 쓰는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식탁위에 모기향 5개를 피워 놓기도 했고 'L.A아리랑'에는 "에어콘이 세니까 옷을 더 껴 입어라"는 대사까지 나왔다.

MBC의 오락 프로그램 '21세기 준비위원회'에서는 먹을 수 없게 바캉스 요리를 만들어에너지를 낭비하고 음식 쓰레기를 남기는 장면과 함께 "현대 미인의 필수조건은 성형수술"이라는 진행자의 대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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