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조기공론화 자민련내 시각차

입력 1998-09-08 14:37:00

내각제 조기 공론화와 관련해 자민련내에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발언을 계기로 내각제 조기 공론화에 나서고 있는 당 분위기에 7일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제동을 걸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총재의 권력구조개편 발언이후 대대적인 환영논평을 내면서 집착해온 내각제 조기 공론화작업에 당 대표인 박총재가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박총재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내각제 추진과 관련해 대통령과 명예총재의 생각을 잘 헤아려야 한다"며"두분은 지금 경제위기 극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당면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이미 "내각제 공론화는시기상조"라고 밝힌 바 있는 김종필(金鍾泌)총리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점도 있지만 박총재의 이날 발언은 시기상 파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내각제 공론화에 거의 알레르기반응을 보이고 있는 국민회의측 입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박총재의 이날 발언이 있자마자 JP의 대리인인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가 즉각 기자들을따로 만났다. 김수석은 "국민회의는 지역구 국회의원 수를 절반이나 줄인다는 엄청난 발표를 하는데 왜 내각제 얘기를 못하느냐"고 먼저 흥분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내각제 지지의사를 비췄으면 내각제를 정강으로 채택한 국민회의도 환영한다고 하면 될 일아니냐"고도했다. 이는 물론 국민회의를 겨냥한 말이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박총재가 국민회의쪽 손을 들어줬다는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비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박총재측은 "총재의 이날 발언은'선 경제위기 극복, 후 내각제추진'이라는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확대해석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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