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대 입시개혁의 과제

입력 1998-09-07 00:00:00

서울대가 6일 발표한 구조조정안은 입시과열 해소를 통한 고교교육 정상화와 국가경쟁력을갖춘 대학원 중심 연구대학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목된다.

지금 중학교 3년생들이 진학하는 2002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이 구조조정안은 현재 서울대의학사운영과 교육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앞으로 대입제도·고교교육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할 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종안은 11일 학내 공청회를 거쳐 확정되지만 일부 교수들의 반발이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에 사안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가 무시험전형을 전면 시행하게 되고, 다른 상위권 대학들도 이미 비슷한 움직임을보임으로써 고교교육의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의·약학 계열이 모두 2+4 체제로 전환되는 등 대학원 비중이 커져 학부는 교양·기초 교육, 대학원은 연구기능이 활성화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난산 끝에 마련된 서울대의 구조조정안은 법대를 2+4제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이해당 대학의 반발로 철회되고, 신입생 모집 단위를 문·이과로만 구분하려던 계획이 7개 계열(음·미대 포함)로 바뀌는 등 당초 구조조정위원회가 정한 실무안보다는 다소 후퇴했고,개혁의 '목표'와 학내외의 '현실'을 절충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신입생들이 학부로 입학해2년을 배운 뒤 3학년 때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해 법학·의학·영문 등 인기학과를 수험생이 입학 때부터 선택함으로써 빚어졌던 특정 인기학과 경쟁 과열의 부작용을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치를 높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학교 당국은 자체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전국 수험생들의 학력과 품성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검정고시 출신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입학 후의 과열 경쟁도 걱정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다른 계열 전공의 지원 허용, 의·약학 전문대학원의 다른 대학 학생 정원 배정 등 정해진 기본계획의 세부 시행방안 마련 등이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보다도 더 중요하며 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과제들도 있다. 전공확정 때 벌어질 인기전공 편중지원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어떻게 해소하느냐, 이같은 학부과정의 개혁을 어떻게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효율적으로 연결시키느냐 하는문제 등이 그것이다.

서울대의 구조조정은 고교교육은 물론 대학교육 개혁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므로학교 당국의 주도면밀한 세부계획 추진과 과제 풀어나가기가 뒷받침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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