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오는 '관광대구'로…(상)-시 정책부재

입력 1998-09-07 00:00:00

문희갑 대구시장은 지난해 8월 발간된 '대구관광의 길잡이'란 책자에서 "대구로 오십시오.사랑과 휴식,아름다운 추억을 가득히 안겨드릴 것입니다"라고 약속했다. 정말 그럴까. 불행하게도 지역 관광산업의 현주소는 문시장의 말을 '공언(空言)'으로 만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구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갈수록 격감하는데 있다. 국제관광 도시를 꿈꾸고 있는대구 관광의 실태, 해결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10년동안 서울의 일반여행업체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모집하고 관광 상품을 개발, 판매하다지역 여행업체로 옮겨온 ㄱ씨(39). 지난 6월 달성군 녹동서원에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한데이어 일본 등 외국 관광객을 끌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역 관광산업의 '첨병'인 ㄱ씨는 "대구에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은 전혀 몰랐다"고 고백했다. 최근 대구공항의 유일한 국제노선인 대구-오사카 직항 노선의 운항중단은 그에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대구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기반이 '전무'하다는게 ㄱ씨의 진단. 곧 국제공항으로 승격한다는 대구공항엔 국제노선조차 없다. 외국 관광객들이 대구를 찾으려면 다른 공항을 거쳐 기차나 자동차로 와야 한다. 교통이 불편한데 외국 관광객이 찾아오길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ㄱ씨는 잘라 말했다.

전국 다른 시·도는 수입을 올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돼있다. 충남, 전남도는 일본 주요도시에 사무실을 갖고 있다. 이를 거점으로 공무원들은 물론지역 여행업체 직원들이 현지 여행업체를 상대로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관광객 유치활동을하고 있다.

지역 관광업계에 대한 뒷받침도 병행하고 있다. 광주시는 관광호텔 외국인 숙박객을 기준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데려온 여행사를 선정, 보조금을 지급한다. 경남도는 중소기업진흥자금을 호텔에 2억원씩 지원하기도 했다. '인센티브'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자는 것.

반면 대구시는 외국에 사무실을 한 곳도 두지 않고 있다. 지역 여행업체들은 외국에 나가관광객을 유치하려해도 연고가 없어 '황무지를 개척'해야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또 전국에 38개나 되는 관광특구가 있지만 대구엔 한 곳도 없고 달구벌 축제도 외국인들에게 흥미를 주기엔 역부족이다.

대구시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는 '낙제점'이하. 일본 히로시마, 중국 청따오 등 외국 도시에공무원 등을 파견, 대구를 홍보하고 있으나 정작 외국 여행업체은 상대로 한 대구관광 판촉활동을 등한히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모집하고 관광상품을 개발, 판매하는 서울지역일반업체에 대한 홍보활동에도 손을 놓고 있다.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대구시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는 외국 도시를 방문, 공무원들끼리 악수하고 밥먹는게 고작"이라며 "이렇게되다보니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실패, 애써 개설한 대구-오사카 직항노선이 없어졌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선 대구시 공무원들이 '공무원이 아닌 장사꾼의 자세'로 관광정책을 추진할것을 주문하고 있다.

〈李大現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