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백야 3.98' 곳곳에 유명 드라마.영화 모방 흔적

입력 1998-09-03 14:07:00

1년여의 제작기간과 편당 2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SBS 특별기획 '백야 3.98'. '제2의 모래시계' 돌풍을 예고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역동적인 액션, 특수효과, 이병헌.최민수.박상원 등 초호화 출연진 등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 출연진, 음악, 배경화면, 상황설정 등이 단순하거나 과거의 영화나 드라마를 패러디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지난달 31일 첫회에서는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방향을 제시했다. 북한 특수부대를 이끈 택형의 아버지와 경찰간부인 경빈의 아버지가 치열한 전투끝에 모두 숨을 거둔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분노를 안은 평양의 택형과 서울의 경빈. 그리고 그 속에 개입되는 여자와 사랑이야기. 스토리 방향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쉽게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신선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특히 택형과 아나스타샤가 북한과 소련 국경에서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서로 애절함을 나누는 장면은 흡사 MBC 미니시리즈 '여명의 눈동자'를 연상케 했다.지난 1일 방영된 2회에서 공군사관생도가 된 경빈은 최교관의 혹독한 훈련을 받고 신형전투기를 조종하게 된다. 신형전투기의 시험비행날, 최교관은 비행기 사고로 숨지고, 경빈은 가까스로 탈출한다. 사고조사위원회가 소집된 날 경빈은 전투기 조종사를 포기한다는 각오로전투기 결함증거를 제시한다. 영화 '탑건'과 '사관과 신사' '어퓨굿맨'을 모방한 흔적이 역력했다.

게다가 드라마 전반에 흐르는 배경화면과 음악, 상황설정도 '모래시계'와 '여명의 눈동자'의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이와 함께 SBS가 엄청난 제작비와 공을 들인 야심작인 만큼 시청률안정성만을 노린 호화 캐스팅보다 참신하고 신선한 인물의 캐스팅이 아쉬웠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아무튼 기존 드라마가 멜로물이나 일상적인 가정사 등에 치중한 반면 다이나믹하고 남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면에서 한동안 시청률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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