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죽고 개가하는 게 변절이냐"는 말이 한때 대구 지역 정가를 변절시비로 떠겁게 달군적이 있다. 5공(共)직후 정계개편에 따라 야당중진이었던 대구출신 모 정치인이 여당으로 편입되면서 지역구민들에게 변명으로 한 말이었으나 그 해 선거유세장에서 경쟁후보들로부터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선거결과는 그의 패배로 끝났고 결국 선거구민들은 그것을 변절로 심판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변절은 군부쿠데타에의한 권력자의 무자비한 물리적 힘에의해 강요된 측면이 있었지만 6공(共)시절 3당합당이후의 정치권 이합집산은 해바라기성 변절자들을 무더기로 양산했다. 그래서 근래 선거에선 후보들간의 변절시비는 정치적 지조를 지킨 후보가 변절후보를 비판하는 경우보다 변절후보가 변절후보를 치는 진흙탕싸움으로 변모되는 경향이다.사실 '서방 죽고 개가'하는 정도는 오히려 절개를 지킨 것으로 보아도 좋다고할까.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새총재를 뽑고 지도체제를 정비하는 날 권정달의원의 탈당선언은 확실히 자신의 정치적 동지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이 총재의 측근들이 사정의 칼날앞에 서는 참담한 상황속에 이같은배신을 저지른 것은 여야 어느편이 아니더라도 인간적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권의원은 5공당시 권력의 핵심에서 온갖 세도를 누렸지만 전두환전대통령에대한 5.18단죄때불리한 증언을 했고 그뒤 계속 여당으로 전전하며 이전에 몸담았던 당이 야당으로 전락하면다시 이를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다.
권의원의 정당선택은 법적으론 자유롭겠지만 선비의 고장, 안동(安東)에서 이같은 정치적 변신을 어떻게 심판할지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지조가 버림받고있는 세상은 경제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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