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기부양 성공하려면

입력 1998-09-03 00:00:00

정부가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경제초점을 구조조정에서 경기부양으로 선회한 것은 최선은 아니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겠다. 업계의주장처럼 구조조정을 아무리 효율적으로 해 본들 경제기반이 무너지고 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2일경제대책조정회의가 내놓은 경기진작책은 한마디로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린다는데 있다.소비자금융을 확대하여 가라앉은 소비를 부추기고 설비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산업은행자금과 외자를 준비해 놓고 있다. 그리고 본원통화 여유분도 신축적으로 공급하여 실물경제에돈이 흘러들어가도록 했다. 그리고 이돈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하기 위해 은행에 대해 지금까지 견지해온 자구노력선행이라는 전제조건을 후퇴하면서 무조건 지원으로 바꿔 은행을 정상화 시킨다는 것.

은행정상화를 먼저 실시키로 한것은 돈을 풀어봐야 은행끼리만 돈다는 전례를 감안해 보면적절한 조치인 것 같다.

그러나 다른 조치에 대해서는 그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우선 소비자금융을강화한다고 소비가 일어날 것인가하는 점이다. 이는 지난번 자동차나 가전제품에 대한 특소세감세가 있었으나 기대만큼의 소비가 일어나지 않았었다. 그리고 설비투자를 돕기위한 자금지원이 있다고 해서 설비투자가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지금 업계에서는 자금이 없어 투자를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잉시설이나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결국 이렇게 본다면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확보가 가져오는 경기부양이 가장 소망스럽다는것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셈이다. 그런점에서 이번 경기부양은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일반 논리로는 돈을 풀면 인플레의 우려가 있고 기업의 구조조정은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그런점에서 이번조치는 우리금융시장의 자금배분 능력이 시험받는 경우라고해도 좋을 것 같다.

이번의 정부조치는 아시아의 경우는 돈을 풀어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미국 MIT대학의크루그먼교수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논리적으로는 하자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우리경제에는 경기외 또하나의 중대한 요소가 있다. 즉 외국자본의 영입문제다. 다시말해 이번의 경기부양이 외국자본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번의 경기부양이 구조조정을 회피하고 있다는 의구심만 증폭시킨다면 현대자동차사태와 함께 다시한번 외자가 빠져나가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 그러므로 경기부양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을 생각하는 부양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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