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2일 제3국 미사일 정보교류협정 등6종의 공동선언서 채택외에 러시아 경제위기 타개책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해서는 공허한 메아리만 남긴 채 정상회담을 마쳤다.
양국 정상의 두 차례 회담은 각각 정치적 위상이 크게 떨어진 두 사람의 위치를 반영하듯유대관계 재확인에 이어 경제개혁 '촉구'와 임기내 개혁 완료라는 '화답'만 있었을 뿐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러시아의 경제위기 타개책 등에 대한 이렇다할성과없이 '속빈 강정'으로끝났다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두 사람이 크렘린에서 이틀간 러시아의 현실과 동떨어진 선문답을 주고 받는 동안 공중전화와 지하철 토큰 가격은 50%가 뛰었으며 달러당 루블화 가치는 20%나 떨어졌다. 시민들 역시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보다는 달러 (구입) 사냥에만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러시아 투자은행 알파 캐피탈의 티에리 말르레 수석연구원은 "(러시아의) 위기는 시작됐으나 여전히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클린턴과 옐친이 현재상황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는 서로의 상처를 극소화하는 일"이라고 말해 정상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나란히 레임 덕(권력누수) 현상까지 공유하게된 두 정상은 이같은 금융공황을 잠재울 만한정치적 영향력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미 카네기 재단 모스크바 지부의 분석가 니콜라이 페트로프는 2일 양국 정상의 합동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옐친대통령은 한편으로는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또한편으로는 현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들어볼때 정말 우려된다"면서 옐친대통령에게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렸다.
클린턴 대통령 역시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에 따른 이미지 손상은 제쳐두고라도 자신이 옐친대통령에게 내놓은 자유경제적 처방들이 러시아 정치인들에 의해 그 자리에서 수용이 거부되는 등 체면이 크게 구겨진 것도 사실이다. 옐친대통령까지도클린턴의 이같은 촉구에 대해 일부 계획경제적인 요소를 도입하겠다고 응답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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