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기계 강제진압 배경

입력 1998-09-03 00:00:00

경찰투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긴장을 늦추지 않던 만도기계 경주제2공장 농성근로자와 가족들은 지칠대로 지친 새벽6시에 경찰이 들이닥치자 당황했다.

근로자들은 한때 최루탄을 쏘며 진입하는 경찰에 돌을 던지며 맞섰으나 순식간에 수백여명이나 연행당했다.

경찰은 새벽작전으로 일단 농성근로자들을 제압하는데 성공했으나 대화로 해결한 현대자동차 사태와는 달리 물리력을 동원한 해결이라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이날 공권력 투입은 현대자동차 사태에 대한 정부의 해결방법에 대해 재계와 외국 비판이거세지자 그같은 부담을 덜기위해 단행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태가 마무리되자 재계는 노조가 반발하면 회사가 굴복할 수밖에 없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반발하며'정리해고는 물건너갔다'고 정부를 비판하던 터였다.

이와 함께 현대.대우.기아등에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만도기계 등이 파업을 계속,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이 계속되자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해도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현대자동차에 이은 만도기계 사태가 장기화하자 추석을 앞둔 납품업체들은 "어음이집중적으로 돌아오면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 물리력을 동원한 만도사태 해결이 노동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들은 이날 공권력 투입에 의한 농성해산으로 만도기계 노조는 연행자 석방 등으로 투쟁방향을 선회, 새 국면을 맞게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경주.朴埈賢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