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신라미용학원 특강생

입력 1998-09-02 14:02:00

"비켜봐, 내가 먼저 할껴"

지난달 27일 대구시 중구 서문교회. 1백여명의 노인들이 신라미용종합학원의 이.미용 봉사번호표를 받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서 있었다.

이날 봉사를 받은 사람은 1백20여명. 그중 시간문제 때문에 퍼머는 40여명밖에 할 수 없는터라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어떤 땐 막 떼를 쓰셔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어요. 하지만 호응이 좋으니까 일할 맛도 나죠.다 못해드리는게 죄송스럽기도 하구요"

이날 봉사에 나선 류경애강사(28)의 웃음띤 눈에는 보람이 가득하다.

신라미용학원 강사와 특강생들이 이.미용 봉사를 시작한 것은 3년전.

일찌감치 재활원 등을 돌며 자체적으로 봉사를 해왔지만 이.미용봉사의 필요성을 절감한 남산사회복지관의 제의로 체계적인 봉사에 들어갔다.

미용사 자격증을 가진 강사와 특강생중 15명정도가 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 이.미용 봉사에나선다.

오랜 기간 봉사를 하다보니 이젠 '단골'도 생겼다.

행사에 참석하는 분들과 대부분 눈인사 정도는 나눌 정도로 얼굴을 익혔지만 요즘들어 부쩍낯선 이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IMF때문인지 올초부터 부쩍 30~40대의 젊은 분들이 남루한 차림으로 많이 오세요. 남자분들도 1/3가량 되구요. 안타까운 일이죠"

부족한 살림에 이.미용실 찾는 비용마저 부담이 되는 어려운 이웃에게 이들의 봉사는 피부에 와닿는 도움을 준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지만 '고맙다'는 따뜻한 말한마디는 잊지 않으세요. 어떤 땐 집에서 꼭꼭 싸온 사탕 몇 개를 손에 쥐어주시는데 몇만원보다 더 귀하고 값비싼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봉사자들이 돈을 모아 퍼머약 등 재료를 구입하고 봉사 준비와 뒤처리를 하는데 꼬박 하루정도를 더 보내야하지만 자신이 가진 기술로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힘든 줄을 모른다.

"혹시 미용기술은 있는데 어떻게 봉사해야 하는지 모르시겠다구요? 이곳(424-5157)으로연락해주세요. 우리 함께 봉사해요"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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