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 모셔오기'2與 신경전

입력 1998-09-02 00:00:00

한나라당의원들의 영입이 본격화되면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에 신경전이 첨예해지고 있다.두 여당은 한나라당 전당대회이후 일부 의원들이 동요하는 기미를 보이자 영입의 기준도 없이 서로 자기 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상태. 이 과정에 한나라당 탈당의원이 우당인 상대 당으로 향하는 것을 막기위해 미리 제2, 제3의 확약까지 받는 등 영입의원지키기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자민련측에서 강하다. 최근 국민회의가 국민신당과의 당대당 통합으로몸집을 불린 데다 한나라당 영남지역 탈당의원들이 대부분 국민회의로 향하자 자민련은 위기감이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 자칫 정국 주도권을 송두리째 국민회의로 넘겨 줄 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때문이다.

1일 권정달(權正達)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국민회의로 향한데 이어 대구·경북의 추가탈당예상자들도 대부분 국민회의 행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충청권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민련으로서는 대구·경북을 제2의 텃밭으로 여겨왔지만 이같은 지역기반도 이제는 국민회의가 선점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박태준(朴泰俊)총재 등 그동안 대구·경북지역 한나라당의원 영입을 위해 주력해온 당지도부는 이들 탈당 예상의원들을 개별접촉해 탈당할 경우 자민련쪽으로 올 것을 주문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자민련의 분위기와 달리 국민회의는 1일 권의원의 입당을 계기로 상당히 고무돼 있다. 권의원이 민정당 창당의 주역으로 한때 거물이었던 점도 있지만 대구·경북지역 출신의원으로서는 첫 입당자라는 점 때문이다. 또 대구·경북지역 의원중 추가 탈당의원들이 국민회의 행을 택할 것으로 알려지자 국민회의측은 지역정당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며 환영일색이다.

자민련측의 불만에 대해 "노력도 않고 투정만 부린다"는 식으로 일축하는 것도 이같은 자신감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李相坤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