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차기대선후보 호남배제론-자민련 긴강·불쾌

입력 1998-08-31 14:43:00

공동여당의 한 축인 자민련이 점차 수세에 몰리고 있는 느낌이다.

국민신당과의 통합으로 국민회의가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해나가고 있는 가운데 국민회의 내부에서 내각제 개헌에 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가 전날"여권의 차기 대통령후보는 비호남 출신일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자민련측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간부회의에서 자민련측은 "한총무의 발언은 내각제 개헌약속 파기를 위한 의도된 발언이 아니냐"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은"한총무의 발언은 잘못 전달됐을 것"이라며 "한총무측에 발언의 진위를 파악중"이라고말했다.

자민련측이 이처럼 한총무의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국민회의의 최근 움직임이심상찮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국민회의가 국민신당과의 통합을 계기로 덩치를 키운뒤 한나라당에서 이회창(李會昌)체제가 출범할 경우 내각제 개헌 반대의 공동전선을구축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 국민회의가 자민련을 극복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얘기도 설득력있게 들려오고 있는 중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자민련측도 바쁘게 돌아갔다. 국민회의가 세 불리기를 통해 자민련을 자극하고 있는 만큼 자민련측도 독자적인 세 확장을 늦출 수 없다. 김종필(金鍾泌)총리도 최근상황을 감지한 듯 당측에 "세 확장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하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차적으로 자민련은 국민신당에서 자민련 합류를 결정한 김학원(金學元)의원에게JP의 지역구인 부여를 주기로 했다.

또 한나라당 전당대회이후 수도권과 영남권 의원들을 개별영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현재물밑접촉도 강화하고 있다. 의원영입에는 박태준(朴泰俊)총재는 물론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등 당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그 결과 한나라당 김기수(金基洙·영월,평창)의원과 수도권의 모의원이 1일 김의원과 함께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측은 또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계기로 결정적인 분열의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고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부총재 등 특정 계보와의 연대와 개별영입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내각제 개헌에 반대하는 세력권이 한데 뭉치는 것을 계기로 내각제 찬성세력을 한곳에 묶어보자는 나름대로의 계산이라고 할 수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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