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사태를 계기로 정리해고와 실업자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회사가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면 노조가 강경하게 대응한다. 반면에 미국은 통보만으로 실직이 되기 때문에 실직후 분노와 좌절로 사고를 일으킨다. 그래서 실직자들이 고용주에 대해 총기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어느나라는 직장에서 화재, 사고등 재해가 일어나 직원들이 죽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살인이직장내 사망의 3번째 이유라니 실직에 의한 총기사고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미국의 심리학자들이 조사한 것을 보면 장기간 실직상태인 실업자는 죽어가는 환자와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장기실직자들은 분노를 삭이다 자살하는 경우도 많다.누구나 실직당하기는 싫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해고를 해야할경우도 생긴다. 물론 기술개발등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굳이 정리해고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생산성을 높이는 경영기법이나 기술이 꼭 노동자들에게 좋은 것인지는 의문이다.
현대자동차가 정리해고를 하려다 심각한 노사분규를 겪은 것과 대조적으로 도요다 자동차는최근 종신고용제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때문에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는 도요다의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신용등급을 낮춰버렸다.
그렇다면 도요다는 현대보다 노동자를 아끼는 기업인가? 사실은 그렇지 않다.
도요다는 그 유명한 린생산방식을 창안한 기업이다. 린생산방식이란 한마디로 자동차 조립라인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생산방식이다.
조립라인의 진행속도가 빨라지면 노동자들은 스트레스가 쌓이고 피로를 느낄 수밖에 없다.도요타 자동차가 수년전 조사해본 결과 20만의 노동자중 12만명이 만성적인 피로로 고통을받고 있었다.
미국의 학자들은 도요타의 노동관리는 '스트레스에 의한 관리'라고 단정지었다. 도요타는GM과 합작으로 노바라는 자동차를 생산했다. 두 회사는 합작사의 경영혁신을 단행해 노바의 조립시간을 22시간에서 14시간으로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같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쥐어짜야 한다. 각 노동자가 조립라인 앞에 일하는 모양은 컴퓨터로 감시되어 특정 노동자의 사업이 예정보다 지연되면 해당지역에 빨간 불이 들어오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잠시도 한눈을 팔 수가 없다. 도요타의 생산라인을 견학하고온자동차 관계자는 "우리 같으면 숨이 막혀 죽어버릴 것 같더라"고 전했다.
그뿐 아니다. 도요타의 노동자들은 1년에 5일을 결근하면 해고대상이다. 진단서를 첨부해서병가를 낸 경우도 결근일수에 포함시킨다.
우리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기업을 상대로 경쟁해야 한다. 현재 자동차 산업의 가동률이40%도 안되는 상황에서 노동자를 100% 고용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는 없다. 현대자동차의경우 당초 회사가 목표로 했던 1천5백명선에서 결국 2백77명만 정리해고를 하기로 했다고한다. 4만5천명 직원에 비한다면 0.6%다.
그렇다면 0.6%의 인력을 줄이자고 38일간 농성을 하고 1조5천억원어치의 생산피해를 감수했단 말인가. 고비용, 저효율이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정부는 신노사관계를 정립하자고 주창했다. 신노사관계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으나 생산성을 올릴 수 없는 노사관계는 문제가 있다.
유한수(포스코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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