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안게임 앞으로 100일 타도 일본...종합2위 탈환

입력 1998-08-28 00:00:00

이번 아시안게임(12월6~20일)이 1백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막판 투혼을 발휘, 종합 2위를해 놓고도 중국 수영선수들의 약물파동으로 어이없이 일본에 종합 2위를 뺏겼던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종합2위 탈환을 노린다.

대회를 1백일 남겨놓고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단은 "기필코 일본을 제치고 2위를 되찾겠다"는 결의에 차있다.

국난이 있을 때마다 시원한 낭보를 전해오곤 했던 한국 스포츠의 전통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체육전문가들은 이번 아시안게임 2위 탈환이 현재 한국 스포츠가 처한 상황으로 미루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한국 스포츠의 해묵은 과제인 육상과 수영 등 이른바 기본종목에서의 경기력 향상이여전히 더디다.

43개의 금메달이 걸린 육상에서는 중국이 절반 이상을 쓸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39개인 수영도 중국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국제 스포츠계에서 약물사용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이 이번 대회에 2진급 선수들을출전시키게 되면 2위 탈환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중국의 A급 선수들이 빠진 육상과 수영은 일본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또 하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스포츠계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중앙아시아국가들의 경기력이 최근 급상승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히로시마대회 때 4, 5위에 오른 이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여러 종목에 걸쳐 유럽선수권대회에도 참가하는 등 유럽형 기량으로 아시아 전통의 강호 한, 중, 일의 아성에 강력한도전장을 내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의 텃밭인 레슬링, 복싱 등 투기 종목에서 유독 강세를보여 2위 탈환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강세 종목인 여자유도팀이 세대교체를 단행해 기량이 미지수라는 점과 레슬링 체급이 10개에서 8개로 줄어 세부종목이 무려 4개나 감소된 것도 걱정거리다.

이와 함께 경기력 이외의 부정적인 요인도 거론된다.

대표선수 훈련비가 당초 60억원에서 51억원으로 줄어들어 일부 종목에서 훈련일정과 대상선수를 감축했다.

지난해 18억원으로 책정해둔 대회 참가 경비 역시 환율 폭등으로 6억원 가량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또 파견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감독과 코치 1백30여명 가운데 40%가 팀 해체등으로 실업자 신세가 된 것도 선수단 사기 저하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부분이다.그러나 각 경기단체는 이같은 장애요인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있다.중국이 금메달을 따낼 수 있는 종목의 수는 20개 미만이고 일본은 그보다 적어 17개 안팎인반면 한국은 26∼28개에 이른다는 점이 낙관론의 첫째 조건이다.

두번째로는 최근 선수촌에서 이뤄지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정신교육이 서서히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상균촌장은 "스포츠는 엇비슷한 기량일 때는 정신력이 뛰어난 쪽이 이기게 되어 있다"면서 "국가와 국민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으며 체육계 역시 전레없는 위기에빠져 있는 이때 우리가 분발해야 한다는 당부를 할 때마다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