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U대회 무산 각계의 목소리

입력 1998-08-27 00:00:00

◆대구대 경영학과 이재규 교수

"선진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습니다"

이교수는 U대회 유치가 무산된 것은 정부의 의지부족도 있겠지만 대구시장과 관료들의 소극적인 접근방법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는 개발성장시대의 주역이라고 자처해온 문희갑시장과 관료들이 경직된 사고로 '정부가당연히 해주겠지'라는 식의 안일한 대응을 해왔기 때문에 U대회유치가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또 도시기반시설을 앞당겨 대폭확충하고 섬유산업을 경쟁력 갖춘 특화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호기였는데 이 부문에서 수십년 뒤처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21세기 국제도시로의 도약기반조성과 국제감각 체득, 시민자긍심 고취에 따른 시민의식 선진화 등 U대회의 거시적효과들도 한꺼번에 사라지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또 호텔 등 부대시설 건설은 지역건설업계에 활로를 열어줄 수 있었고 U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얻는 고객유치 노하우, 기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적 효과도 놓치게 됐다는것.

이교수는 "대구시는 U대회를 위한 도시기반시설을 만들 능력이 없어 대회를 반납했다고밖에 볼 수 없어 2002 월드컵대회 개최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뿐만 아니라 대회개최 포기로 대구의 대내외적 고립을 자초하거나 지역의 역차별까지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대구시의 대응책을 촉구했다.

이교수는 영국 일본의 자치단체가 그렇듯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다면 대구시는 외국자본과 국제시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李春洙기자〉

◆대구시체육회 배영덕사무처장

"대구 체육발전의 호기를 놓치게 돼 안타깝습니다" 대구시체육회 배영덕사무처장(63·대구U대회 유치 운영위원회 위원)은 "U대회가 시설등 대구의 제반 체육수준을 10년 정도 앞당길 계기가 될수 있었는데 갑작스런 대회유치 포기로 많은 지역체육인들이 낙담하고 있다"고아쉬워했다.

배처장은 정부의 재정 지원을 기대할수 없게 된 대구시가 어쩔수없이 대회를 포기한 것으로알고 있지만 절차상 잘못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U대회 유치 운영위원회를 통한 입장 정리없이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한 행위는 비난받아마땅하다는 것. 배처장은 대구시장이 각계의 의견을 모아 직접 기자회견을 했더라면 시민들이 덜 실망했을 것이라고 꼬집고 대구시는 시민들에게 U대회를 포기할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 이해를 구하고 보다 적극적인 향후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대구시가 향후 U대회 유치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우리나라 경제가 회복된 후에 대구시가 U대회를 재추진하는 것으로 정부 방침이 정해진 만큼 대구시는 차기나 차차기 대회유치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것.

배처장은 또 "U대회 무산으로 지역 체육발전이 제자리걸음을 하게 됐다"며 대구시에 체육활성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U대회 유치위원회가 모은 대회기금을 대구시체육회에투자, 체육 진흥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金敎盛기자〉

◆대구시관광협회 홍무범 사무국장

"대구시의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U대회 유치포기 결정으로 대구 관광업계는 침체의 늪에서빠져 나올 기회를 잃어 버렸습니다"

대구시 관광협회 홍무범 사무국장(55)은 관광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당혹감을 감출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 2백50만의 거대도시 대구가 도시 위상과는 전혀 다른 국제화의 오지가 되고 있다"며 "대구시는 공청회를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 유치를 성사시키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갔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홍국장은 "그동안 지역 관광업계서는 U대회를 계기로 국제자본을 유치, 대규모 숙박시설을건립하는등 관광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계획을 추진해왔다"며 "이러한 자구노력마저 무산돼 관광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것"을 우려했다.

그는 또 "U대회는 사회간접자본 생산 유발효과 1조원, 관광수입 5백억원등의 경제적 효과를가져올 수 있는 호재였다"며 "대구시 스스로 경제 발전의 기회를 포기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홍국장은 "국제적 위상이 실추돼 2002년 월드컵 개최도시선정에서도 악영향을 받을수 있다"며 "신뢰회복을 위한 대구시 차원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李庚達기자〉

◆김상연 전 대구시의회 의장

"대구시가 포기선언을 하기전에 미리 시의회와 정부의 방침에 대해 상의해보는 등 의견수렴절차를 거치는 것이 맞았다"

대구시의 2001 하계 U 대회 유치 포기발표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을 지켜 본 김상연(자민련대구서갑지구당위원장) 전대구시의회 의장은 대구시 조치가 크게 잘못됐다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제2대 후반기 시의회를 이끌었던 김전의장은 26일 대구시의 일방적 포기선언이 "시민들의의사를 무시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김전의장은 "당초 의회는 재정여건 등이 맞지 않을 것으로 판단, 대회유치를 반대했으나 대구시의 설득으로 지지결의문까지 채택하며 집행부에 힘을 실어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희갑시장의 일방통행성 포기선언으로 의회의 입장만 난처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김전의장은 "대구시가 중앙정부의 한마디로 3년간 준비해온 행사를 쉽사리 포기한 것은 문제가 있다. 한번 더 중앙정부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았다"며 대구시의 부족한 협상력을 나무랐다.

김전의장은 또 "대구시는 의회와 시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그간의 과정에 대한 설명과 집행부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며 대구시의 적극적인 대시민 설득작업 필요성을 제기했다.

"U대회가 무산되고 대구경제여건이 어렵지만 앞으로 대구발전과 대구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서 국제행사 유치는 꼭 필요하다"는 김전의장은 새로운 국제화대책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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