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최종현 SK회장

입력 1998-08-26 15:12:00

고 최종현 회장은 1930년 경기도 수원에서 최학배, 이동대 씨의 4남4녀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수원농고, 서울대 농대를 거쳐 56년 미국 위스콘신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59년 시카고대에서경제학 석사학위를 딴 뒤 귀국, 62년 현재의 SK그룹의 모기업인 선경직물의 이사로 경영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44세때인 지난 73년 창업주이자 맏형인 최종건 회장이 폐암으로 갑자기 타계하면서 경영권을 이어받아 25년동안 SK그룹을 진두지휘해왔다.

최회장은 지난 80년 당시 공기업이던 대한석유공사(구 유공, 현 SK㈜) 민영화과정에서 삼성그룹을 제치고 인수에 성공, 재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며 대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또 82년에는 유공해운, 85년에는 유공가스, 97년에는 선경화학, 유공옥시케미컬을 차례로 설립하는 대신 섬유, 석유화학 이외의 군소계열사는 차례로 정리해나갔다.

89년에는 유공단지내에 텔레프탈산(TPA)공장, 90년에는 파라자일렌(PX)공장을 잇따라 준공하고 91년에는 제2 나프타 분해공장을 비롯한 유공 컴플렉스를 완성해 창업주의 숙원이었던'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

이와함께 94년 7월에는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에 성공, 석유화학과 정보통신이라는 그룹의 현재의 양대축을 완성했다.

문민정부 출범 직전인 93년 2월에는 유창순 회장의 뒤를 이어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으로 선임됐으며 97년 2월까지 3기 연속 전경련 회장에 추대됐다.

최회장은 석사학위 소지자로는 처음으로 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복잡하고 다양하게 이해가 엇갈리는 재계의 목소리를 조율하는데 상당한 역량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발언이 문제돼 정권과의 불편한 관계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으며특히 지난 88년 장남 최태원씨가 노태우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씨와 결혼한 것이 세인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기도 했다.

중고교 시절 축구선수를 지내고 10년전부터 수련에 심취한 단전호흡으로 건강을 과시해왔던최회장은 뜻밖에 97년 봄 서울대병원에서 폐암선고를 받고 그해 6월 미국 뉴욕에서 폐암수술을 받게된다.

이 와중에 평소 남다른 금실을 자랑해왔던 부인 박계희 여사가 과로로 별세하는 충격을 겪기도 했다.

귀국 후 올해 6월17일 김대중 대통령과의 오찬회동을 마지막으로 건강악화를 이유로 김우중대우회장에게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맡긴 후 워커힐 자택에서 조용히 지내며 단전호흡 관련 서적을 쓰는 일로 소일해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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