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추락예정된 애드벌룬

입력 1998-08-24 14:50:00

22일 박병련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2001년 대구U대회 유치를 정부의 반대방침에 따라포기한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청천벽력'이라는 부시장의 표현과는 달리 지난4월30일김대중 대통령의 대구방문 발언이후 정부방침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아무리 정부승인없이 대회개최가 불가능해도 3년여 대구시민의 공감대속에 유치운동을벌여왔던 만큼 문희갑 대구시장이 직접 시민들에게 배경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어야했다.문시장은 이날 예정된 행사를 이유로 자신의 짐을 슬쩍 부시장에게 떠넘겨 "정부지원없이독자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유치포기선언을 한 것이다.

대구에서의 U대회는 그냥 선진국에서 개최된 세계대학생들의 축제행사로 끝낼수만은없는, 대구의 꿈과 희망이 담겨있는 대회로 지역민들의 가슴에 각인돼있다. 95년 국제화세계화의 열풍속에서 대구시민의 일체감을 이뤄내는데 U대회가 선택된 것이다.문희갑시장이 앞장섰고 대구.경북의 기관 단체 모두가 나섰다. 지난 4월30일 대구를방문한 김대중대통령은 '경제성이 없는 대회'라는 이유로 대회유치를 재고하라고말했다. 그러나 2대 자치단체장 선거를 불과 한달앞둔 문시장은 '대통령의

이해부족'이라며 독자추진이라도 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 가슴속 풍선은 계속부풀려지고 있었다. 사실 대회개최는 아직 3년뒤의 행사이기도 하다.

대구의 모든 행정이 2001년 하계U대회 개최를 슬로건으로 시작되고 각종 도로공사등SOC사업과 호텔 신.증축, 문화관광사업들이 모두 U대회를 명분으로 펼쳐졌다. 따라서대회유치 포기는 지역민들에게는 좌절이요, 관련업계에는 또 하나의 대형거래업체부도사태나 다를바 없다. 또 정부의 반대방침 결정은 유치를 위해 노력한 당사자와해당기관들, 특히 문시장 개인에게 더 큰 충격일 것이다.

그런데 대구시는 22일 대회유치 포기를 선언했다. 3년을 준비해오던 일을 갑자기문화관광부에서 '방침'이 통보됐기 때문이라며. 23일 문시장은 15일 일정의 중남미시장개척길에 나섰다. 〈李敬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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