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극복 성공 개혁 오락가락

입력 1998-08-24 00:00:00

24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50년만의 여야 정권교체를 통해 취임한지 6개월이 됐다.청와대측은"6개월에 대한 평가는 의미가 없다. 단기평가에 매달리는 것은 위험하다.정권을 내놓은 뒤 평가를 해달라"는 입장이다.그러나 점검작업은 불가피하다. 시중에는"뭔가 제대로 된 게 없다. 개혁은 오락가락하면서국민고통만 늘어난 게 아니냐"는 반문이 나오고 있다.경제개혁은 시간이 갈수록 재벌과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여권도 이같은 현실의 벽에안주하는 경향도 있다. 게다가 개혁의 모범을 보여줘야 할 정부와 공기업은 국민들 눈에는변한 게 없는 듯하다.

정치권의 모습은 퇴보하는 인상마저 던져주고 있다. 정국은 6개월째 대립으로점철되어왔다. 국회는 6개월째 식물상태다. 이에는 야당 못지않게 여당의 책임이 크다는지적이다. 몇차례 선거에서의 혼탁상은 선거문화를 오히려 뒷걸음치게 만들었다.정가 일각에서는"제2의 건국선언은 여권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시인한 게 아니냐"는시각도 있다.물론 성과도 있었다. 외환위기의 극복이다. 환율과 금리, 가용 외환보유고, 무역수지흑자의외형상 수치는 다행이다. 속내는 경제기반이 붕괴되는 양상의 허점이 노출되고 있기는하지만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작업은 진행중이다.

미국, 일본 등 전통 우방국들과의 관계는 이전보다는 나아졌다는 평이다. 새정부는 특히대북(對北)분야에서는 획기적인 방향전환을 꾀했다. 대북교류협력기조는 신념에 차있다.일련의 대북저자세에서 보수층은 불안감을 느꼈다. 지난 8.15사면복권때 공안사범과운동권인사에 대한 대규모 석방도 이를 가중시켰다.

현정부는 전정권의 폐해를 많이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우선 김대통령은 신중한 스타일을보여주고 있다. 인기위주에서 탈피하려고 애쓰는 노력이 역력하다. 청와대모인사는"국민들의 기대에 미흡하다는 것을 알고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대로 따르다가는이전 정권꼴이 난다.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며 원칙에 입각, 제도를 통한 지속적인개혁을 강조했다. 이같은 국정운영 과정에서"김대통령이 너무 매사를 꼼꼼이 챙긴다. 혼자일을 다한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또 전정권을 망친 사정(司正)에 대해서도 조심조심이다. 정치권의 경우 청구,기아비리사건을 거론하며 사정분위기를 계속 띄우며 소리만 요란할 뿐 막상현역정치인들이 처벌된 경우는 없다. 편파시비를 일으키며 야당 길들이기에 악용한 감도있다.

한편 현 정권의 갈 길은 멀다. 갈수록 경제개혁의 핵심주체인 재계와 노동계가 정부방침에노골적으로 대들고 있다. 국민들사이에서는 정부의 개혁의지와 방향에 의구심을 품기시작했다. 일부에서는"이제 자족(自足)하고 자만(自漫)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있다.야당은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며 공동정권인 자민련도 마찰소지가 내재되어 있다.수출은 크게 감소하고 있고 개혁은 지지부진하며 실업자는 넘치고 국민고통은 가중되고있는 현실. 새정부는 구체적인 개혁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며개혁의지를 다시 한번 곱씹어야할 때라는 게 일반국민들의 바람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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