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야당 당권경쟁에 대한 기대

입력 1998-08-22 14:46:00

한나라당의 당권경쟁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일단 당권경쟁에 나설 후보가 확정되고 야당으로서의 한나라당을 어떻게 이끌겠다는 후보들의 포부도 드러났다. 저마다 새로운 야당상을 보여주겠다고 역설한다. 한나라당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함으로써 여당에서 야당으로 입장이 바뀌었고 그후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채 지금까지 흘러오면서 국민들로부터 숱한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이번 전당대회의 당권경쟁을 통해 제1야당이면서 여당을 압도하는 거대야당으로서의 새로운리더십을 창출하고 국민에게 당면한 국가위기 극복에 희망을 주는 정권대체세력으로 다시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주고 있는 국회운영에서 절반의 책임을 지고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직전의 여당으로서 경제위기의 한쪽책임을 지고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으로 재탄생하는 한나라당의 국정에 대한 짐은 한없이 무거운 것이다.

당권경쟁에 참여한 후보들의 출사표를 보면 야당으로서의 이같은 책무를 절감하는 인상을주고있어 우선 기대감을 갖는다. 정치개혁에 야당의 책임이 막중함을 역설한 것이나 정치권이 변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부터 달라져야한다는 주장은 국민의 심중을 읽고있는 느낌을준다. 이전에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한나라당이라해도 일단 철저한 자기반성에서부터 출발하겠다는 목소리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부각된다.

국익을 위해 정부여당에 협력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으로 변모시키겠다는 일부후보들의 포부는 비록 과거에도 있어온 말들이지만 지금과 같은 국가위기에선 더 절실하게 들린다. 경제위기와 수재는 국민 전체가 힘을 합하지 않으면 극복하기 어려운 사태다. 물론 극복의 방법을 두고 여야가 다른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론가장 합당한 대안을 이끌어내는 것이 정치권의 몫이다. 그러나 정권교체후의 여야는 극단적당리당략에 매달려 국익과 국민의 고통을 외면함으로써 국회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막말까지나오기에 이르렀다.

한나라당이 건강한 정권 대체세력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먼저 소아적 당리(黨利)에 얽매이지 말아야하고 이번 당권경쟁과 당체제정비를 통해 그같은 각오와 비전을 보여주어야 할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든든한 야당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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