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테러와 응징의 악순환

입력 1998-08-22 14:47:00

아프리카의 케냐와 탄자니아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대한 폭탄 테러로 미국인 10여명을 포함한 2백57명의 희생자가 났을 때 미국의 즉각적인 응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테러는 어떠한 이념과 목적을 가지고 있던 용납될 수 없는 반인간적 비인도적인 처사로 규정한다. 그러하기때문에 이번 미국의 보복공격은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테러발생지가 아닌 수단과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것은 수단의 경우 반미 테러리스트들에게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화학무기공장이 있기때문이다. 아프간의 경우는 지난 7일에 있은 폭탄테러 배후세력의 근거지에 대한 응징이다. 유력한 테러배후 인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재벌2세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를 숨겨주고 있는 아프간에 대한 공격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미국의 반(反)테러리즘의 군사행동이 당연하다고 보면서도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보복공격에 대해 영국·이스라엘등 몇몇 우방은 지지하고 있으나러시아·아랍국가등은 미국의 처사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특히 수단과 아프간은 미국의 군사행동을 주권침해로 규정, 미국규탄에 국제사회가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내여론도 언론과 공화당의 지지표명이 있나하면 민주당과 일부 지식층은 클린턴 행정부의 성급함을 비판하고 있다.

테러에 대한 강력한 응징은 지지하면서도 공격의 시기선택이 잘못이라는 국제여론이 일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뛰어난 정보수집능력이 배후세력으로 라덴을 지목했다면, 증거확보 체포의 수순을 밟았으면 좋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사실 클린턴대통령도 테러범을 반드시 잡아 법정에 세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하나 시기선택의 잘못이란 비판은 클린턴행정부가 섹스스캔들에서 탈피하려는 의도로 기습공격을 감행한 것이란 비판이다. 국방장관은 테러엔 성역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단호함을보인 것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시기선택에 미심쩍어 하는 여론이 많다.

이번 응징이 필연적이라고 보면서도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을 우려하는 것은 미국과 아랍국가간의 이념·종교·문화의 충돌로 고착되지 않을까 해서다. 중동사태에서 보듯 종교·이념적인 대치가 계속된다면 평화보장은 어렵다. 미국의 응징을 용인하는 나라들도 국제법준수와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는 노력을 소홀히 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리더십이신국제질서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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