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 대타협 난항

입력 1998-08-21 00:00:00

울산 현대자동차 노사분규는 20일 노사와 중재단 등 3자가 한자리에서 협상을 벌임으로써막판 대타협의 가능성은 열렸으나, 21일 오전까지 노사의 기본입장이 접근을 보지 못해 협상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노사양측은 국민회의 노무현부총재를 단장으로 한 여당 중재단의 중재로 20일 오후 3시부터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에서 중재단과 정몽규 현대자동차회장, 김광식 노조위원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본격 재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21일까지 계속된 밤샘 마라톤협상에서 노사양측은 △정리해고 문제 △정리해고 대상에서 구제되는 근로자들의 처리문제 △정리해고자 선정 방법 △회사측이 법원에 신청한노조기금 25억원에 대한 가압류 해제문제 △체포영장이 발부된 64명의 처리문제 등을 놓고팽팽히 맞서 정회를 거듭하는 진통을 겪고 있다.

협상은 당초 20일 오후 3시에 국민회의 정세균의원, 김판곤 현대자동차전무, 주윤석 노조사무국장 등 노사정이 각각 2명씩 참가하는 실무협상, 밤9시쯤 노-사-정 대표가 참석하는 본협상을 열어 이날중 타협안을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2, 3차례 정회를 벌이다 21일 새벽 4시30분쯤에도 노조측 대표들이 "대화가 안된다"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와 결렬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재단의 설득으로 21일 오전 10시30분에 협상이 재개됐다.중재단은 당초 회사측으로부터 해고통고를 받은 1천5백38명의 정리해고 근로자 수를 3백명선까지 축소할 의사가 있고, 노조측이 외주를 통한 고용보장을 전제로 1백60명 선까지는정리해고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는 판단하에 해고자수를 2백60여명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사측은 지난 11일 노조측에 타협안으로 제시했던 6백15명 정리해고, 나머지 9백23명에 대한 2년간 무급휴직 안에서 일보 후퇴, 5백15명을 정리해고하고 나머지 1천23명에대해 1년6개월간 무급휴가와 6개월간 유급휴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최종협상안으로 제시하고, 그 이상의 양보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정리해고를 시키는 대신 그만한 인원에 대해 6개월씩 순환무급휴직을 실시하자는 대안을 제시하며 정리해고의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노조측은 한 때 해고자들의 재취업보장 등을 전제로 정리해고에 대해 신축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내부적으로 일부 강성 노조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협상장에는 20일 밤 김원기 노사정위원장, 이갑용 민주노총위원장, 김창성 경총회장,한나라당 김문수의원 등이 격려차 방문, 노사양측에게 사태의 원만한 타결을 촉구했으며,21일 오전중에는 자민련 김범명, 강종희의원과 한나라당 전철현, 박원홍, 서훈의원 등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원 5명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정치권 인사들이 잇따라 방문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나타내 주고 있다.

〈울산. 呂七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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