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경쟁 시작부터 혼탁

입력 1998-08-20 15:20:00

20일과 21일 한나라당 당권경쟁 주자들이 속속 당권도전을 공식 선언함으로써 한 치 양보없는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20일에는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김덕룡(金德龍)전부총재, 서청원(徐淸源)전사무총장등 3명이 기자회견을 가졌고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는 21일 국회에서 당권도전을 선언한다.

그러나 본 레이스가 채 시작도 하기 전에 당권경쟁은 이미 과열.혼탁의 조짐을 보이며 치열한 난타전을 예고하는 것은 물론 경선이후의 심각한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벌써부터 전당대회 이후 일부 인사들에 의한 신당창당설이 나오고 있고 특정주자 당권장악시 대규모의 이탈에서 더나아가 분당사태까지 초래할지 모른다는 소문도 팽배하다.

또한 특정후보의 금품살포설과자금력의 원천에 대한 악성루머가 퍼지고 특정후보의 신상과 또다른 후보의 행태에 대한 비판론도 상대진영을 중심으로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당창당설은 이명예총재가 당권을 잡을 경우 함께 할 수 없는 세력이 출현할 것이라는소문과 함께 누가 당권을잡든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는 판단아래 개혁성향의 초.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새 교섭단체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에근거하고 있다.

실제로 대세론을 강조하는 이명예총재 진영은 일부의 이탈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1백석 내지 1백20석을 적정선이라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또 특정후보가 위원장 포섭을 위해 수백만원의 돈을 돌리고 있고 특히 이기택(李基澤)총재권한대행 계열의 원외위원장이 중점 공략 대상이라는 근거가 불분명한 소문도 파다하다.국민회의에서도 금품살포 문제를 공식회의 의제로 삼을 정도다.

일부에서는 대선자금 가운데 잉여금의 행방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하고 문제가불거질 경우 당권경쟁은추악한 돈싸움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후보 개개인에 대한 비판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18일 국회의원회관에는 이명예총재의 아들의 병역문제와포용력부족, 분당가능성을 지적한 괴문서가 나돌았고 이를 이전부총재측의 행위로 보고 있는 이명예총재 진영에서는지난해 대선 기간 중에 발생했던 이전부총재의 고스톱건을 거론하며 칼을 갈고 있다.

이런 양상은 급기야 19일 대전의 한 지구당 행사에서 이명예총재와 이전부총재 간의 감정적인 설전(舌戰)을 불러 일으켰다. 이명예총재는 이전부총재를 겨냥해 "상대후보 비방을 누워서 침뱉기"라고 했고이전부총재는"위원장 줄세우기가 당원과 대의원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격을 가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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