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기계가 늘고 있다. '우리집', '본부'라고말하면 자동으로 걸리는 휴대폰은 사실 그리 놀랄만한 제품은 아니다.
음성인식기술은 우리가 생각하는 분야나 수준을 이미 넘어서고 있다. 사무실에서 욕했다고음성인식장치가 과태료를 부과하는 영화 '데몰리션맨'이 그리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닌 것이다.
음성인식은 크게 복지와 전자제품 분야에서 출발했다. 복지차원의 음성인식기술이란 시각이나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각종 기기에 음성인식 혹은 음성합성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미국 델라웨어 대학에서는 현재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음성을 점자로 바꾸거나 키보드로 입력되는 문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휴대용 컴퓨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과학재단이지원하는 이 연구는 궁극적으로 누구든 컴퓨터만 있으면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형태를 지향한다.
일본 방송사 NHK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실시간으로 TV에 자막을 띄워주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2002년 실용화를 목표로 현재 뉴스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이밖에도 음성인식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기들은 재활치료나 장애인들의 활동보조장치 등 여러복지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첨단 음성인식기술 개발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자동차 분야다.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지만 손발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힘들다는 단점을 음성인식기술로 극복하려는 것이다. 세계각국에서 개발이 한창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수년전부터 연구가 계속돼왔다.
광운대 김순협교수팀은 최근 1년2개월의 연구끝에 사람의 목소리로 차량내 각종 편의장치를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장착한 음성인식 자동차를 개발했다. 에어컨, 라디오, 창문, 와이퍼등 22개의 차량 편의장치를 목소리만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휴대폰처럼 미리 입력해둔 특정인의 목소리만 인식하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음성을 인식해 제어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내년 3월 실용화될 예정이다.다음달쯤에는 다이얼을 누르지 않고 음성으로 꽃집, 중국집, 세탁소 등에 전화를 걸 수 있는프로그램도 선보일 전망이다. 이밖에 음성선택을 통해 증권정보나 뉴스속보 등을 전화로 서비스하거나 텔레뱅킹에서 비밀번호를 음성으로 확인하는 시스템, 가정내 TV나 에어컨 등을음성으로 조정하는 제어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음성인식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귀가 달린 PC'는 80년대부터 개발돼왔다. 파일열기, 프로그램 실행, 인터넷 웹사이트 이동등을 키보드 없이 음성만으로 해내는 일은 지금도 가능하다. 한시간 정도만 PC의 귀를 훈련시키면 받아쓰기를 척척 해내게 만드는 딕테이션(Dictation) 프로그램은 여럿 나와있다.물론 음성인식기술은 아직 완벽한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음소나 단어는 이해하지만자연어에 대한 인식은 낮은 수준이다. 문법해득기능 역시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시끄러운 곳에서는 많은 혼란을 빚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적으로 외국에 비해 2~3년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우리말은영어보다 음성인식 기술 구현이 어려워 기술발전 속도가 다소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음성인식기술에 대한 학계, 산업계의 관심과 연구개발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수년내에 우리 생활 가까운 곳까지 밀려올 것이 분명하다. 편하고자 하는 인간의 속성이 변치않는 한 음성인식기술의 발전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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