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5개 재벌그룹 지분확보전

입력 1998-08-20 00:00:00

20일 첫걸음을 뗀 포항제철 민영화 조치는 경우에 따라 국내 재계순위를 바꿔놓는 계기가될수도 있다는 점에서 경제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포철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25조6백억원의 자산을 보유, 재계서열 6위의 위치에 있으며 순자산(자본-부채)은 8조8천억원으로 국내 1위다. 올상반기 경영성과는 매출액 5조8천7백71억원으로 국내 8위였으나 세후순이익은 6천8백72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포철주식 구성비

현재 발행돼 있는 포철 주식은 모두 9천6백48만주. 이중 산업은행을 포함한 정부지분이26.79%(민영화 대상)로 가장 많고 기업은행(6%), 일반 시중은행(8.3%), 우리사주조합(0.27%), 일반 투자자(30.57%) 등이며 외국인도 30% 미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표면적인 조사결과에 불과할뿐 실제로 정확히 누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예측할수 없는게 현실이다.

▨누가 포철 노리나

지금까지 포철주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하고 있는 대기업은 현대와 롯데. 삼성과 LG, 대우도상당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계에서는 이들 재벌들이 그룹별로 이미 0.1~2%가량의 포철주를 보유한 것은 공식 확인된 사항이고 해외에서 발행된 포철주식예탁증서(DR)를 사들이는 방법으로 확보한것까지 합치면 실제 보유한 포철주는 최소 4~5% 정도씩은 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아예 경영권에까지 노골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최근 신격호회장이김대중대통령을 면담한것을 두고 '포철관련이 아니냐'는 억측을 낳고 있다.

또 하나 관심을 끄느 쪽은 국내 철강업체 연합체. 강원산업 동국제강등 기존 철강업체들은유사업종이라는 점을 내세워 포철인수전에 뛰어들 태세였으나 이들 업체들의 최근 자금사정을 감안하면 다소간 어려움이 예상된다.

▨'동일인'의 성격

포철지분 확보전과 관련,핵심은 최대 3%까지로 제한된 '동일인'의 범위가 어디까지냐 하는것이다. 이는 계열사나 소속임원 정도로 제한하느냐, 아니면 해외법인·위장계열사·협력업체등 주변의 모두를 포함하느냐의 문제다. 정부는 '공기업민영화특별법'에 따를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같은 전주(錢主)의 자금으로 3% 이상 포철주식을 취득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와 관련, 포철은 '누구든지 명의여하에 불구하고 자기의 계산으로 포철주식을 소유하는 자'라고 해석하고 있다.

▨포철의 반응

포철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방침이 발표되자 "소유와 경영의 분리로 경영효율을 더욱 높일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민영화 이후에도 특정지배주주가 나타나는 것은 반대한다는 뜻이다. 포철측은 특히 소재산업의 특성상 특정 기업이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치닫게 되고 이는 산업전반에 악영향을미칠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것. 또한 동일인 지분한도가 폐지되는 2001년 이후에도 특정지배주주가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게 현포철 구성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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