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푸르름을 간직하는 소나무처럼 남을 위해 조금씩, 오랫동안 우리 가족의 힘이 없어지는 날까지 봉사해야죠"
'소나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독거노인 돌보기, 시설방문 등 각종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김영환씨(43) 가족의 활동목표는 '작지만 꾸준한' 봉사.
지난해 1월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시하는 FV(가족 자원봉사)프로그램에 가족 세명이 참여할 때만 해도 '소나무 가족'은 봉사 초보였다.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는 아내의 권유에 시작했지만 사실 맨처음에는 어려웠습니다.이제까지 봉사라는 걸 한 번도 안해봐서 쑥스러웠거든요"
말수 적고 다소 내성적이기까지 한 경상도 남자 김씨는 그렇게 3~4개월간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이젠 열성적인 자원봉사 예찬론자가 돼버렸다.
"봉사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불행을 겪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몸 성하고 밥 제대로먹고 산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정기적으로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노인분들의 몸을 씻어드리고 시설아동들을 찾아 놀아주는것뿐 아니라 범어2동에 사는 박두래 할머니(87)도 자주 찾아뵙는다.
"할머니는 추운 겨울에 방에 불도 피우지 않고 주무시는데다 몇 달동안 무장아찌 한가지 반찬으로만 지내시기도 해요"
봉사하는 할머니 얘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더욱 밝아지는 아내 정효숙씨(38).
"이것저것 조심하시라고 얘길하면 어떨땐 막 야단도 치시지만 사실 외로운 분이시잖아요.우리 가족이 찾아가 말벗이 돼드리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몰라요"
부모의 실천만큼 효과적인 교육이 또 있을까.
범물중에 다니는 아들 성현이(15)는 벌써 봉사활동이 몸에 뱄다.
강가 쓰레기를 주으러 갔다 갑자기 강물이 불어 텐트째 떠내려갈뻔 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남는다는 성현이에게 FV활동은 이웃봉사뿐 아니라 부모님과 만나는 기회이기도 하다. 맞벌이 가정의 자녀로 부모님 얼굴보기도 힘들었는데 봉사활동으로 가족간의 정을 느낄 수 있게됐기 때문이다.
"부자가 함께 옷을 벗고 노인분들의 몸을 씻어드리다 보면 스킨십이 절로 이뤄지고 대화도자연스럽게 나누죠. 성현이가 말썽 안피우고 공부도 잘하는게 다 그 덕분인 것 같아요"정씨의 자랑처럼 '소나무 가족'은 봉사가 있기에 하루하루 행복의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다.〈김가영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