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광복절 특사로 시인 박노해씨와 박영희씨가 풀려남에 따라 70년대 이후 처음으로교도소 수감문인 제로시대가 열렸다.
이는 민주화와 인권, 노동과 농민운동, 학원사태 등으로 문인들이 잇따라 투옥됐던 현대사에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됐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에 석방된 문인은 91년 투옥돼 8년만에 햇빛을 본 박노해씨와 92년 방북사건으로 구속됐다 풀려난 박영희씨. 특히 밀입북 혐의로 그동안 전주교도소에 수감됐던 박영희씨는 언론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으나 시대가 새롭게 열려가고 있음을 상징하는 또하나의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문단의 현대사는 투옥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저항과 투옥 그리고 석방으로 점철됐다.
70년대 초 문인간첩단 사건으로 문학평론가 임헌영씨와 소설가 이호철씨가 투옥된 데 이어70년대 중반에는 시인 김지하씨가 '오적'사건으로 투옥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민족문학작가회의 전신) 발족은 유신정권 수립 등에영향받아 문인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할수 있다. 이후 문인들은격동하는 역사에 몸을 내던져 민주화와 인권, 통일의 투사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시인 양성우씨는 77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투옥돼 시집 '겨울공화국'과 '노예수첩'으로옥중에서 독재와 맞섰으며 문학평론가 김종철씨(현 연합통신 사장)와 소설가 김남일씨 역시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79년 감옥신세를 졌다.
또 시인 김남주씨는 79년에 일어난 이른바 남민전 사건으로 투옥돼 88년까지 10년 가까이햇빛을 보지 못했고, 임헌영씨도 같은 사건으로 고난의 길을 걸었다.
80년 들어서는 김대중씨 내란음모사건과 관련해 시인 고은씨와 소설가 송기원씨가 고초를겪었으며 80년대 중반에는 이적출판물 발간 등으로 시인 이승철씨와 이산하씨가 투옥됐다.문학잡지 '창작과비평'과 '실천문학'이 폐간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노동문학의 투쟁일선에 나섰던 '얼굴없는 시인' 박노해씨는 91년에 체포됐으며소설가 황석영씨와 김하기씨는 밀입북 사건을 일으키며 93년과 96년에 각각 수감됐다가 지난 3월 자유의 몸이 됐다. 시인인 진관 스님도 이적단체 회합시도 등의 혐의로 96년에 붙잡혀 교도소생활을 한 뒤 지난 3월에 풀려났다.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시인 마광수씨와 장정일씨가 최근 외설시비에 휘말려 투옥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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