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자동차 사태 이모저모

입력 1998-08-19 14:50:00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현장은 우리나라가 당하고 있는 위기와 변혁의 갈등을 총체적으로 대변 하는듯한 분위기이다. 국민들도 이번 사태 해결 추이가 앞으로 몇만명씩 정리해고 하려대기중인 대기업들의 움직임에도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관망하고 있다. 구조조정만이 살길이라는 정부나 기업의 입장과, 어떻든 직장을 견지하려는 근로자들의 절박한 대결이 극렬,19일에도 현대자동차 문제는 대치 상태를 계속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농성현장은 18일 오후 경찰이 현장 출입을 봉쇄하면서부터 근로자들과 경찰간에 신경전이 본격화. 근로자들은 경찰의 진입이 임박했다고 판단을 내린듯 본관 정문등노조사무실로 통하는 주요 접근로를 완성차와 중장비 철구조물 등으로 바리케이트를 쌓아봉쇄하고 쇠파이프로 무장한 노조원들을 전투대형으로 배치하는 등 조직적인 대응을 보였다.

특히 이날 오후 5시쯤 경찰 헬기가 근로자들에게 즉시 공장을 떠날 것을 요구하는 박병재사장 이름의 최후통첩을 공중 살포한 데 이어 경남경찰청장 이름의 경고문이 뿌려질 때는일부 근로자와 부녀자들이 "헬기로 전단까지 뿌린다니, 우리가 무슨 폭도란 말이냐"며 헬기를 향해 욕설을 내뱉는 등 극도로 날카로운 반응.

○…근로자들이 점거중인 공장안은 곳곳에 붉은 페인트로 '결사항쟁' '공권력 투입은 죽음뿐' '정리해고 박살내자' 등 투쟁을 독려하는 글귀들이 씌어 있어 전투현장을 연상시켰는데,특히 이곳에는 농성에 동참한 부녀자와 4, 5세 어린이들까지 적잖게 눈에 띄어 보는 사람을안타깝게 하기도. 동참한 근로자 가족들은 3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진입할 경우 부상자가 속출할 것을 우려, 작전 수립에 적잖은 고민.○…18일 오후 대치상황에서 근로자들은 경찰도 놀랄만큼 조직적인 양상. 근로자들이 조직력을 갖게 된 것은 오토바이와 핸드폰의 보급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경찰은 근로자들이 기동력과 정보력을 갖추고 있어 언제 어느 곳에서 돌발상황이 벌어져도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조직력을 보이고 있다며 난감한 표정.

○…근로자와 경찰의 대치가 계속되는 동안 공장 인근 양정동 일대 상가 옥상에는 주민 수백명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봤으며, 농성 근로자들은 메가폰 등을 이용해 주민들에게 공장 안으로 들어와 농성에 동참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18일 오후 5시30분 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공권력투입반대 결의대회'를가지려던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소속 조합원 3백여명은 집회를 막으려는 경찰에 대해 "합법적 집회를 방해한다"며 항의.

현대자동차 정문 맞은편에 있는 인도엔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및 가족 등 3백여명이 모여집회 허용을 요구하며 차도 진입을 가로막고있던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

○…현대자동차 노조원 5천여명은 18일 오후 8시쯤 울산공장 본관 앞 광장에서 '정리해고철회 및 공권력반대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

이 자리엔 홍근수 목사, 오세철 교수 등 재야인사와 노동조합 옥상에 설치된 철골구조물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광식 현대차 노조위원장까지 참석해 조합원들을 독려.○…경찰의 공권력 투입에 대비, 현대자동차 소속 조합원 및 가족들이 노동조합 사무실 주변으로 천막을 옮겨 설치하자 노동조합 부근은 천막 3백여채가 몰려 난민촌을 방불.노조원들은 18일 저녁 결의대회를 가진 뒤 사수대 3백여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가족과 함께천막에 들어가 TV를 통해 현대자동차와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며 사태 추이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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