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밤부터 김천, 구미 등 경북북부 지역에 게릴라성 폭우가 급습, 제방이 터져 마을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로 가옥이 매몰됐다. 또 철로와 도로 곳곳이 물에 떠내려가거나 흙에 묻혀주말 대혼란이 벌어졌다. 특히 안동 등지는 지난 12일 기습폭우에 이어 또다시 큰 비가 내려 피해가 가중됐다.
◇김천-논물보러갔다 중경상
16일 오전 9시20분쯤 김천시 성내동 김진수씨(54) 가옥 등 4가구가 산사태로 매몰돼 김씨가숨지고 김씨의 처 최옥희씨(50)가 온몸에 상처를 입은채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또김천시 아포읍 대신리 이성호(43) 박우연씨(78)와 오광수군(18) 등 마을주민 3명이 논물을보러 들에 나갔다 급류에 휘말려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아포읍 국4리 속칭 이야마을 앞 경부선 철도 2km가 침수되면서 철로10여m가 유실, 상하행선 운행이 중단됐다. 이때문에 승객 수백명이 김천역 매표소에서 환불소동을 벌여 대혼잡을 빚었으며 이날 오후 6시20분쯤 통행이 재개됐다.
1시간 동안 75㎜에 이르는 폭우로 모암동 등 저지대 7개소가 침수되고 황금동 잠수교와 신음동 고속도로 지하도가 물로 끊기자 서울, 대구, 부산 등지로 운행하던 차량들이 시내도로로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한때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공무원과 군부대장병 등 1천5백여명은 주민들과 함께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피해지역이 흩어져 있어 속수무책 이다.
한편 17일 잠정집계 결과 최고 2백38㎜에 이르는 집중호우로 도로 36개소와 경부선및 경북선 철도 5개소가 두절됐고, 하천제방 92개소가 유실됐다. 또 가옥 48동이 부서지고 교량 9개소가 파손됐으며 44개소에서 축대가 붕괴되거나 산사태가 일어났다.
◇구미-몸만 빠져나와 대피
아수라장이었다. 16일 새벽 0시부터 5시간 동안 양동이로 물을 퍼부은듯 비가 쏟아져 마을이 물에 잠기자 주민들은 겨우 몸만 빠져나와 긴급 대피했다.
광평동 경우 광평천 제방이 20여m 유실돼 중심가가 삽시간에 최고 1m70cm 높이의 물바다를 이뤘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옥상위로 피신,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으며 80여 가구 2백50여명의 이재민이 광평초교 교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쏟아지는 비를걱정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장천면은 오로리 제방이 1백여m 유실돼 하장리 영남보육원이 침수, 보육원생 56명이 장천초교로 긴급대피했고 상림리 창덕아파트도 물에 잠겼다. 또 하장천이 범람하자 상림리 광종도씨(40) 가족 8명은 새벽에 대피했다.
선주동 부곡저수지의 둑이 무너져 내려앉는 등 붕괴조짐을 보여 주민 1백70여명이 구미전문대로 대피했으며, 산동면 성수리 전병수씨(48) 집 등 가옥 2채가 붕괴됐다.
구미공단의 경우 (주)서통 (주)쉐림프라우코리아 공장이 침수돼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등 비피해가 컸다.
◇의성-국도 28호선 불통
의성읍과 단촌 점곡 옥산 사곡 춘산 가음 금성 등 8개 읍.면 지역 주민들은 15일 밤부터 쏟아진 비로 마을이 침수되자 고지대에 있는 학교와 마을회관으로 몸만 피해 망연자실했다.봉양면 길천리 양순옥씨(여.41) 등 주민 65명은 수중마을에 고립돼 있다 대구에서 지원나온헬기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특히 봉양면 문흥,장대리와 가음면 단촌, 점곡리 주민들은지붕위에 대피하는등 위기일발의 순간을 맞기도 했다.
도로도 물에 잠기거나 유실돼 곳곳이 끊겼다. 봉양면~안계면간 국도 28호선은 16일 오후2시쯤 위천 범람으로 물에 잠겨 17일 오전 현재 통행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또 의성~영천간국도 연결교량 공사장이 유실돼 차량들이 군위방면으로 우회했다.
◇군위-4개 저수지 제방터져
고로.산성.소보면을 제외한 전역에 2백㎜가 넘는 폭우가 기습했다. 이 비로 의흥면 신방지,효령면 구룡지와 녹동지, 소보면 계겸지 등 4개 저수지 제방이 터져 물이 제방 밑에 있던가옥과 농경지를 휩쓸었다.
군위읍도 16일 오전9시부터 신안천이 역류, 용대 하고 동부 금구 서부 삽령리 주택 5백여채와 농경지가 순식간에 침수됐고, 대흥1리 주민들은 119소방대원들의 구조활동으로 대피할수 있었다.
또 축사 11개소가 물에 잠겨 돼지 사슴 등이 급류에 떠내려 갔다.
◇안동-임하댐 초당 5백t방류
지난 12일 폭우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큰 비가 내려, 3백17 가구 1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1천3백여ha가 침수됐다.
길안천과 일직.남후면 지역의 미천이 범람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일직, 임하, 풍천면 등지에 주민과 휴일 나들이객 2백여명이 한때 고립, 경찰과 119구조대에 의해 무사히구조됐다. 일직면 운산리는 2백50가구 전체가 물에 잠겼다. 주민들은 고지대로 피하거나 고무보트와 스티로폼에 의지해 가재도구를 챙겼다.
임하댐이 16일 오후4시부터 초당 5백여톤의 물을 방류, 낙동강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풍천면구담리 장터와 풍산읍 마애리가 침수 위험에 빠져 주민 7백여명이 대피했다.
길안면 고란리 마을 앞 안동~포항간 국도가 불어난 길안천 강물에 유실, 통행이 통제되고있다.
◇청송-안덕.현풍등 정전
청송에도 2백㎜가 넘는 비가 내렸으나 지대가 높은 탓에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농경지7백여ha가 침수되고, 1백여ha가 매몰됐으며, 안덕면 전역과 현동면 일부지역이 단전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칠곡군 왜관교 지점의 낙동강 수위가 임하댐 방류로 7.56m에 육박, 왜관~달성간 왜관~석적간 등 5개도로가 침수돼 17일 오전 현재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16일 오후3시쯤에는 칠곡군동명면 송산리 앞 송산천에서 캐피탈 승용차를 몰고 건너던 이마을 노창수씨(71)가 급류에휘말려 실종됐다.
영덕군도 1백50㎜가 넘는 비가 내렸으나 집중호우가 아니어서 소규모 산사태가 나고, 교량이 부서졌으나 피해는 크지 않았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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