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글자인 한자를 상용하는 동양문화권에서는 예로부터 사람의 이름이나 성씨 또는 혈통에대해 남다른 의미를 붙이는 사례가 눈에 띈다. 김구(金九)선생은 자신의 호를 백범(白凡) 다시말해 당시 천민계급으로 하시(下視)당했던 '백정'으로 작명(作名), 망국민의 한을 달랬던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요즘 이름풀이에 걸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다. 한자 문화권의 맏형격인 중국인지라 요즘의 양쯔강(揚子江) 홍수를 장(江)주석과 연계시켜 "강(江)물을 못(澤)에 모아 백성(民)을 공격한다"는 말이 항간에 번지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얼마전부터 우리네도 시중에 "김영삼대통령 재임시는 비가 '영삼 밀리'(0.3㎜)밖에 안오더니요즘은 비가 대중없이 온다"는 말이 유행되고 있다.
이것은 한자(漢字)의 뜻풀이라기보다 발음대로 갖다 붙인 풀이겠지만 가뭄에 찌들리던 YS재임시와 홍수로 지천이된 지금을 대비한 민심의 표현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청와대측은YS가 한발을 비롯한 각종 재난 현장에 부지런히 나타난 것과 관련, '재난을 몰고 오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었다고 보는것 같다.
때문에 YS의 이미지 관리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되도록이면 김대중대통령은수해현장 방문을 피하고 대신 김종필 국무총리서리가 대행토록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있다. 지금 우리는 IMF의 국난속에 미증유의 수해까지 겹친 2중고속에 신음하고 있다. 이럴때 일수록 국가 지도자의 일거일동에 국운이 좌우된다할 것이다.
그런만큼 김대통령은 사심없이 신중하게 국정을 이끌어야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수해(水害)를 몰고온 대통령이 아니라 "홍수속에 뛰어들어 수해를 극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평가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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