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은 대구에 3개관 복합영상관시대를 연 중앙시네마타운(대표 고은아)의 개관 1주년.지난해 8월 15일 아카데미극장 맞은편에 문을 연 중앙시네마타운은 개관 1년만에 대구 극장가의 제왕(?)으로 우뚝 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극장이 지난 1년간 동원한 관객수는 무려 1백만명. 기존의 지역 극장들이 잘 해야 연간50만~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던 것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IMF한파로 관객수가 급감한올봄 비수기에도 이 극장에선 한국영화계 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외화 '타이타닉'의상영으로 무려 25만명의 관객을 동원, '영화 한편으로 한해 수입을 올렸다'는 말까지 나왔을정도. 화제를 모은 한국영화 '편지'(관객수 11만명), '여고괴담'(10만명) 등도 관객 동원에효자노릇을 했다.
이처럼 중앙시네마타운이 1년만에 자리를 잡은 이유가 뭘까. 최신 건물치고 좌석공간이 좁아 관람이 불편한 등 일부 문제점은 있지만, 위치도 좋고 현대적 시설을 갖춘 깨끗한 건물에 다양한 영화를 상영, 관객의 선택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는 평.
이는 한국영화계 최고의 파워맨으로 꼽히는, 합동영화사와 서울극장을 운영하는 곽정환씨와강우석감독(시네마서비스 대표)의 '무서운 파트너십'이 막강한 힘을 발휘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외 영화의 전국 극장 배급과 한국영화 제작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두 사람의 파워는 지역에서 감히 경쟁이 안될 정도로 '독보적'이라는 것이 지역 극장가의 중평.
부산보다 더많은 16군데 개봉관들의 치열한 영화 유치경쟁에 밀린 일부 지역 극장들은 재개봉관 신세로 전락하는가 하면 채 5분도 안되는 거리의 극장들이 똑같은 영화를 동시 상영하는 전에 없던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중앙시네마타운은 '고질라'의 경우처럼 딴극장에서 개봉할 영화를 상영 여부가 결정되기도전에 예고편을 틀고 포스터를 돌리다 상영이 무산되는 등 영화잡기에 무리수를 둬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극장 관계자들은 한일극장 개관공사가 내년에 마무리되고 옛 국세청자리에 신축되고 있는대우빌딩에 영화관이 들어서게 되면 극장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관객의 입장에선 영화관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이점이 있지만, 문제는 대자본과 영화배급능력을 갖춘 복합영상관들이 대부분 서울자본이라는 점. 지역 관객들이 낸 돈이 고스란히서울로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다. 지금도 지역 극장가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울자본인중앙시네마타운, 씨네아시아, 만경관과 대구자본인 아카데미, 제일, 자유, 대구, 명보극장 등이 갈라서있는 묘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지역의 한 극장 관계자는 "자본과 영화계 인맥 등 모든 조건을 갖춘 서울자본 극장들은 토박이 극장들이 경쟁상대로 볼 수 없는 '무적함대'나 마찬가지"라며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지역 극장들의 폐업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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