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총 당론조율 진통

입력 1998-08-14 14:28:00

국회정상화 문제를 놓고 계파간에 지루한 신경전을 벌이던 한나라당이 일단 원구성과 총리인준동의안의 일괄 타결쪽으로 가닥을 잡아감에 따라 국회의 완전정상화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지만 14일 한나라당 의총에서 전날 중진회의 결론을 놓고 조정작업에 애로를 겪는 바람에국회정상화 여부는 다음주초나 돼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국회 파행에 대한 비난여론으로 곤혹스런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당장 원구성을 위해 부의장 후보와 상임위원장 후보를 인선해야지만 전당대회를 앞둔 계파간이해가 맞물리면서 내심 국회정상화 협상을 전당대회 이후로 미룰 생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식물국회로 쏟아지고 있는 비난여론이었다. 당내 사정을 이유로 국회정상화를 외면하고있다는 비난을 고스란히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13일 긴급 중진회의에서 국회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도 이같은 고민 때문이라고할 수 있다. 여기에는 물론 당내 최대계파를 갖고 있는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가 국회 조기정상화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명예총재는 이날 자파의 박희태(朴熺太)원내총무를 불러 "원구성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며 중진회의 결과에 전적으로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회정상화를 위한 당론 추인과정에서 한나라당은 여전히 내홍을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 초.재선의원 22명은 13일, 국회에 3월 2일의 투표함 개함동의안을 제출해놓고 있으며14일 열린 의총에서도 중진회의가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는 결론을 내렸다며 당론의 재조정을 요구한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등 일부 중진의원들까지 가세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은 한나라당측의 의견조율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일단 관망자세로 돌아섰다. 여권은 한나라당쪽과 이미 상임위 배분문제 등 핵심사안을 합의했고 한나라당쪽의 요청에 따라 JP총리인준안 재처리를 요청하는 대통령의 공한이 접수됐기 때문에 국회정상화의 공은 한나라당쪽으로 넘어갔다고 보고있다.

여권은 또 식물국회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기 때문에 한나라당쪽도 여론의 압박에 두손을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다소 느긋해 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한나라당이 내부 진통을 겪는 바람에 국회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권도 그 책임의 일단을 모면할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국회정상화가 본궤도에 오른다 하더라도 추후 협상과정에서 또다른돌출변수가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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