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두고온 고향산하에 다시 가지 못했습니까. 저하늘의 이름없는 철새들만도 못한신세이던가요. 뜸북새 울어예는 황혼녘에 할머니 어머니 친지들을 마냥 부르며 망향정에 가서 저먼 북쪽을 넋놓고 바라만 봐야했습니까…. 고향 잃은 사람들은 정 명예회장과 소떼들을 따라가 선영앞에서 한없는 눈물로 망향의 정을 되새기고 싶을 뿐입니다"
금강산관광사업에 북한과 합의하고 돌아온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방북하던 날 실향민 작가 구인환씨가 읊은 망향가의 한 구절이다. 이런 국민적 정서를 배경으로 한 금강산관광사업은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는 민족적 사업으로 비쳐졌을뿐 돈벌이사업이란 인상은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그러나 냉철하게 따져본다면 소떼를 북한으로 몰아다준것도, 옥수수를 5만t이나 가져다준것도, 현대가 북으로부터 이 사업을 따내기위해 뿌린 뒷돈으로 계산할 수 있고 그기엔 장사꾼다운 속셈이 깔려있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에 이어 금강산 관광사업에 통일그룹이 뛰어들겠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민족적사업이란 인상이 돈놓고 돈먹는 돈벌이 사업으로 바뀌는 느낌이다. 현대가 이 사업을 위해소와 옥수수를 줬다 통일그룹은 무엇을 줬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왠지 이들의 경쟁이 민족의 비원(悲願)에 또다른 걸림이 될 것같은 불안감도 든다.
북한이 현대와 금강산사업을 계약하는 시기에 동해안에 간첩잠수정을 침투시켰고 이번에는현대측이 금강산개발을 북한과 독점계약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통일그룹과도 계약한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북측이 우리기업에 과당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조정개입가능성을 비치고 있지만 우리내부의 경쟁이 금강산관광비용을 올려 분단의 한에 울고있는국민의 가슴을 또다시 돈때문에 멍들게 하는 짓은 막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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