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흉작대비책 미리 세워야

입력 1998-08-14 00:00:00

올해 농사는 전례없이 흉작이 예상돼 가뜩이나 환란의 고통을 겪고 있는 민심을 더욱 시름겹게 한다.

농림부는 13일 보고서를 통해 '엘니뇨로 인해 병충해, 호우피해등이 겹쳐 쌀생산량 감소가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쌀 흉작으로 쌀값이 지탱하고 있는 물가가 무너져 국가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 분석했다.

농림부등 국가기관이 중장기 쌀 수급에 대해 이처럼 부정적인 전망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지난 연말부터 몰아닥친 IMF의 위기속에서 이만큼이나마 물가가 안정기조를 유지한것도 따져보면 농산물 작황이 순조로운 탓임을 인식하고 있는 터수인만큼 농림부의 '흉작분석'이 더욱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올 여름 비온 날이 강릉 50일, 대구 42일, 부산41일이고 이에 따라 8월중 일조량도 예년 평균치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그래서 관계자들은 금년 농사가 수해와 병충해에다 일조량 감소까지 겹치는 3중고로 지난해쌀 생산량 3천7백84만섬의 80% 수준인 3천3백만섬만을 생산, 20%의 감산(減産)이 불가피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 우리 경제는 자칫하면 환란의 위기에다 쌀값까지 폭등, 걷잡을 수 없는 물가고를 겪을가능성마저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로는 정부 비축미가 어느 정도 확보돼 있는만큼 단기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전망이지만 장기수급 전망은 어떨는지 챙기는것이 필요하다고 본다.우리는 해마다 옥수수와 밀, 콩등 곡물을 1천4백만t이나 수입할만큼 해외의존도가 높다.이런 상황인만큼 최근 양쯔강 홍수로 중국이 '폐농'의 위기에 놓인 사실은 우리의 식량수급전망을 어둡게 한다. 12억 인구의 중국이 곡물 수입에 나서 자체 쌀 수요의 15%(약2천만t)를 수입할 경우 세계 쌀 교역량의 거의 전부를 차지해 쌀 시장에 파동이 올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관계당국은 올해 벼를 비롯한 주요 곡물의 수확량을 예상해서 미리 부족분을 챙기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두르는것도 유익하다고 본다.

세계의 곡창인 미국, 호주등의 곡물 작황과 국제 곡물시장의 동태를 예의 주시, 파악해야할것임은 물론이다. 또 쌀등 주요 곡물류의 수매제도 개선으로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연간쌀소비량의 10%수준인 3백50만섬의 최저비축량 확보및 1백10만㏊이상의 우량 논(畓)유지등을 위한 농업정책등 현 정부의 장기대책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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