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사는게 괴로워

입력 1998-08-12 15:11:00

"물난리도 피하고 휴가기분도 낼 겸해서 찾아온다는데 거절할 수도 없고… 요즘 같아서는바닷가에 산다는 것 자체가 부담입니다"

최근 포항공단 내 한 업체 사무실. 직원들은 한결같은 넋두리를 했다. "월급이 20%가까이줄어 내 자신은 휴가 신청도 하지 못한 마당에, 처남.동서.사촌형제에다 친구까지 들이 닥쳐대는 통에 정신차릴 수가 없다"는게 이날의 주제.

"지난 해까지는 휴가 마지막날 왔다간다며 전화 한통 하는 정도였는데 올해는 드러내놓고좀 챙겨 달라고 합니다" 박모 차장(42)은 "모두 같이 겪는 IMF 한파인데 속모르고 찾아오는 친지들이 야속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한 대기업의 이모 부장(45)은 "찾아오는 사람은 평생에 단 한번이라지만 접대하는 쪽은 친가.처가.친구 등 대상이 한둘이 아니라는게 문제"라고 했다. "IMF가 결국은 친한 사이까지벌여놓고 있다"는 것.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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