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경쟁 이회창-반이 재격돌

입력 1998-08-08 14:32:00

한나라당의 총재경선 구도가 사실상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 대 반이(反李) 구도로 잡혀감에 따라 이명예총재를 반대하는 후보들의 단일화 내지 2차 밀어주기의 합의 여부에 관심이집중되고 있다.

현재"이미 대세는 판가름이 났다"며 대세몰이에 돌입한 이명예총재의 반대 편에 서 있는 후보로는 당권파인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와 서청원(徐淸源)전사무총장, 중도파의 김덕룡(金德龍)전부총재 등 3명이 있다. 여기에 이명예총재에 대한 반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 조순(趙淳)총재가 가세해 후보단일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단 1차투표 때까지 단일화는 물 건너 간 듯하다. 지난 30일 조총재와 이전부총재,서전총장 등 3인이 모여 후보단일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나 조총재의 불출마방침 외에다른 결론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반이전선의 구축필요성에는 의견을 같이 해 1차의 최다득표자를 지원한다는 쪽으로 논의의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김전부총재 쪽도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선보였던 반이회창 연대가 재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반이진영 내부에서도 1차투표에서 반이후보 가운데 한 사람을 지지한 표가 2차에서도 고스란히 최다득표자에게 갈 것이라는 점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의 무산경험 때문이다.

당시 1차투표에서 이명예총재가 40.1%, 2위였던 이인제(李仁濟)후보는 14.7%를 득표했고 2차에서는 이명예총재가 60%, 반이연대의 표를 지원받은 이후보는 40%를 얻는데 그쳤다. 반이진영의 표를 이후보가 다수 흡수했으나 상당수의 표가 이명예총재 쪽으로도 흘러간 것이다.

때문에 반이진영에서는 연대고리를 강화하고 내부의 표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의 구도와 달라진 점은 이회창 대 반이회창 대결에다 40~50명선의 지구당위원장을 거느린 이기택(李基澤)총재권한대행 계보라는 캐스팅보트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현재 각진영으로부터 온갖 구애공세의 표적이 되고 있는 이들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경선구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대행 계보소속 원내외위원장들은 6일과 7일 이틀간 경기도 용인에서 세미나를갖고 당선가능성이 높고 또 계파이익을 최대한 보장해 줄 수 있는 진영에 표를 몰아 준다는대원칙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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