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가치 투기적 상승이 경제위기 유발"

입력 1998-08-07 14:13:00

대구가 헨리 조지 경제이론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헨리 조지(1839-1897)는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을 토지가치의 투기적 상승이라고 본 19세기미국의 경제학자.

'갑자기 충격이 와서 은행이 붕괴되고 큰 제조업과 상업이 실패한다. 전 산업조직이 무너지고 모든 분야의 취업자가 일자리를 잃는다'('진보와 빈곤', 김윤상(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번역. 1997년). 그는 이미 19세기에 현재 한국 경제위기와 흡사한 상황을 예견했다.당시 다른 경제학자와는 달리 경제위기의 원인을 그는 토지가치의 비대한 평가에서 찾았다.높은 땅값이 생산부문을 압박해 수요가 중단되는 연쇄반응끝에 경제위기가 발생한다는 것.그동안 헨리 조지의 경제이론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철저히 시장경제를 주장한다는 점에서막시스트들로부터는 '자본주의의 앞잡이'로, 토지로부터 나오는 이익을 공평하게 나눠갖자는점에서 '빨갱이'로 지탄받았다.

그러나 20세기, 정확히 1960년이후 한국의 심각한 불황 앞에는 토지투기가 있었다는 분석이나오면서 그의 이론이 한국에서, 특히 대구의 소장 경제학자들에게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조지스트(헨리 조지의 추종자)를 자처하는 이정우(경북대) 전강수(효가대) 한동근(영남대)이재율(계명대) 조순제(대구대) 남병탁(경일대)등 대학을 망라한 몇몇 대구 소장 경제학자들은 지난 94년부터 '기독교 경제학연구회'를 결성, 헨리 조지의 경제이론을 연구해 오고 있다.

한국 헨리 조지학회(회장 전강수·한국명'성경적 토지 정의를 위한 모임')도 대구에 본부를두고 있어 대구가 헨리 조지 경제이론의 메카인 셈.

지난 4,5일은 미국 헨리 조지이론의 대가인 니콜라스 티드만 버지니아 폴리테크닉대학 교수를 초청, 헨리 조지의 세계관 한국 경제위기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이 자리에서 전강수 한동근교수는 "높은 땅값이 고비용, 저효율 경제구조를 만들어 경제위기를 발생시켰다"며 헨리 조지이론을 통해 한국 경제위기를 진단했다. 티드만교수는 "개인의 노력에 의한 소득에는 인센티브(보상)차원에서 세금을 경감하고 토지보유세등 자연을 이용한 소득엔 무거운 세금을 물려야 한다"며 이의 효과로 △저축증대 △토지이용 효율화 △환경보존 △사회정의 구현 △빈곤 타개 △탈세방지등 모두 11가지를 들어 이채를 띠었다.한동근 기독교경제학연구회 총무는 "토지이용집약도가 높은 우리 나라의 경우 특히 헨리 조지의 경제이론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논문발표와 토론회등을 통해 헨리 조지의 경제이론을 전파시키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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