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싸움 계속…내주 정상화 불투명

내주초 본격화될 국회 정상화협상을 앞두고 여야가 서로 기선잡기에 나서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서 승리를 거둔 여권은 국회 파행에 대한 비난여론을 들어 한나라당측을 압박하고있으며 한나라당은 여권의 아킬레스건인 총리인준안문제를 놓고 딴죽을 걸고 있다. 이런 탓에 국회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이 본격화된다고 해도 원만한 협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야간 협상무드에 먼저 찬물을 끼얹고 나온 쪽은 한나라당측이다. 이기택(李基澤)총재권한대행은 6일 김종필(金鍾泌)총리인준안 처리와 관련해 "부의장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원구성이 마무리된 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 원구성 후 동의안 처리'방침을밝혀 국회의장 경선후 기세를 올리고 있는 여권에 제동을 걸겠다는 생각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당연히 여권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국회의장단 구성후 총리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는 지난주 여야 총무간 합의만 내세울 뿐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막후대화를 추진하고 한나라당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삼간다는 내부방침만 정했을 뿐이다. 국회 공전에 대한 국민 비난여론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측이 마냥 의사일정을 독단적으로 끌고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내부판단에 따른 것이다.하지만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여권으로서는 야당에 끌려 다니기만 한다는 비난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회의는 이때문에 수해문제에 대해 여야가 공동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자며 한나라당측에 초당적 협조를 당부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 직접 나서 이기택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당부했다.

총리임명동의안의 당사자인 자민련도 마찬가지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물론 김종필총리서리도 이날 이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한번 만나자고 제의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그러나 이 속에서도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의 입장차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선 원구성 후 동의안처리'의 한나라당측 입장과 동의안 처리를 우선하는 여권의 입장이 팽팽히 맞설 경우 내주초부터 본격화될 협상은 시작과 동시에 파행을 면치못해 국민 비난여론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李相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