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1년째 목수 이재희씨
"하나뿐인 아들이 차비가 없어 학교에 못 간다면 아버지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목수 일을 하다 1년전부터 실업자 신세가 된 이재희씨(45·대구시 동구 부동). 기억하기도싫은 '그런 일'이 넉달전 이씨에게 일어났다. "한창 공부해야할 고3 아들녀석이 이틀이나 결석을 해야했습니다"
18년전 아들 민석군(가명)을 낳은지 1년만에 아내가 위암으로 죽고 이씨는 외동아들을 혼자키워왔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로 줄곧 반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공부에열심인 아들이 이씨의 유일한 희망이었기에 '초라한 아버지'의 비애감은 더욱 사무쳤다.선천적으로 나빴던 기관지가 악화돼 수년전부터 일거리가 있어도 할 수가 없어 급격히 가정형편이 기울게 됐다는 이씨. 3년전부터 두 부자는 슬레이트로 지은 우사(牛舍) 내부에 칸막이 하나를 세우고 그 안으로 이사와 살고 있다. 방문을 열면 사료를 씹는 소가 보이고, 우사처마에 가려 사철 햇빛 한조각 들어오지 않는 창문. 방안에서 휴대용 가스버너로 끼니를 챙기는 어려운 생활이지만 이씨는 아들 하나를 바라보며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다."그동안 고맙게도 무료 임대해온 우사를 곧 비워줘야 할 것 같습니다. 찬이슬 맞는 것은 겁나지 않지만 입시를 눈 앞에 둔 아들 때문에 걱정이 앞섭니다"
법대 진학의 꿈을 접고, 학비를 면제 받는 경찰대학으로 진로를 정한 민석군. 그런 아들이행여 대학 진학은 커녕 고교 졸업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올까봐 아버지는 요즘 밤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한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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