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년씨 안동서 사랑의 책 전달

입력 1998-08-05 15:33:00

4일 아동복지시설인 경북 안동시 정상동 경안신육원에서는 좀체 보기 드문 행사가 벌어졌다. 김기년 전 경북도교육청 초등국장(64)의 '사랑의 책 전달식'.

경북도교육감 선거를 준비하던 김씨가 선거의 혼탁상에 실망해 출마를 포기하면서 불우청소년을 돕는데 써달라며 2천만원을 '책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매일신문사에 기탁한 것이 계기. 김씨는 밥 한 그릇, 과자 한 봉지보다 '지혜'를 선물하고 싶다는 '뜻'도 전달했다.이날 전달된 책은 전문가들이 엄선한 4천5백여권. 김주현 경북도교육감도 책꽂이를 사도록성금 1백만원을 보탰다.

경북지역 15개 아동복지시설 1천37명의 청소년들은 이날 난생 처음 책을 한아름씩 선물받고함박웃음을 머금었다. 시설 도서관에 책이 많아도 낡고 오래됐거나 재미없는 책이 대부분이라 외면해 왔던 것.

"44년간 교직에 몸담아 왔으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에게 좀더 많은 사랑을 주지 못했고, 최고의 인성교육인 독서교육에 소홀했던 것을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작은선물이지만 청소년들에게 자양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동호안동시장과 이동훈안동교육장은 축사와 격려사를 통해 "김씨의 뜻은 결코 작지 않다"며 "사회가 불우청소년들의 교육에 관심을 갖는 큰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상근 경북아동복지시설연합회장은 "이런 선물은 처음"이라며 "청소년들에게 책을 읽혀 사회에꼭 필요한 사람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독서강연에 나선 대구 입석여중 김득순교사(48)는 "청소년에게 하루 30분씩이라도 독서시간을 주라"고 15개 시설원장에게 주문한 뒤 "책을 읽는 청소년은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고, 책 속에서 꿈과 희망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천 임마누엘영육아원 김정숙원장(59)은 "원생들의 교육에 무언가 부족한 것 같아 늘 고민해 왔는데 오늘 행사에서 해답을 찾았다"며 기뻐했다. 〈안동·鄭敬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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