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고려장 한국노인 가족 못찾고 2년만에 사망

2년여전 미캔자스주 올레이서에서 버려진채 발견됐던 한국노인이 끝내 가족을 찾지 못한채지난달 30일 이국땅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장장호(CHANG HO CHANG)란 이름으로 알려진 올해 66세의 이 노인은 지난 96년 1월11일 올레이서 사회보장국 사무실 주변에서 발견된 이후 캔자스 시티 소재 오크우드 매너 요양소 알츠하이머환자 병동에서 생활해왔다.

이 노인은 발견 당시 이름과 함께 잘 보살펴달라는 말이 적힌 쪽지가 든 가방을 소지하고있었으며 가방 안에 깨끗하게 세탁된 옷가지만 들어있었을 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요양소측과 현지 한인사회는 그동안 이 노인의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치매증세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숨을 거둘 때까지 이 노인의 가족을 찾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이 노인이 서울에서 자란 것으로 보이며 버려지기 수년전 부인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생전에 이 노인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돌봤던 한 한국인 가족은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기는했으나 자신의 신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지만 한 통역사는 그간 대화내용을 미뤄볼 때 이 노인이 서울 출신에 서(SUH)씨 성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요양소 관계자들은 이 노인이 지난 2년여 동안 별다른 문제없이 생활을 해왔다면서 한국말로 혼자말을 하는 것 이외에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지만 가끔 큰 소리로 웃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 노인의 장례식은 지난 달 31일 현지 한인 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캔자스시티 시내의한 장례식장에서 조촐하게 치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