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쿼터제 논란 "충무로가 뜨겁다"

입력 1998-08-01 14:01:00

요즘 충무로가 스크린쿼터(한국영화의 무상영일수) 폐지논란으로 초상집 분위기다.외교통상부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의 스크린쿼터 폐지 발언에 분노한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한본부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항의대회와 가두홍보에 나섰다.

외교통상부의 스크린쿼터 폐지 방침에 대해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영화인협회.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단체 회원들은 정부의 제대로 된 지원책 하나 없는 한국영화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제작중단'까지 감행하더라도 스크린쿼터를 사수하겠다는 결사항전의 태세다.

스크린쿼터제는 미 할리우드 영화의 거센 공세속에 그나마 자국 영화산업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권장하고 있는 제도. 우리의 경우도 1년에 한국영화를 1백46일 의무상영토록 하는 스크린쿼터제로 인해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5년전 10%대에서현재 20%대(97년 25.2%)로 오르고 있는 추세.

영화제작자들은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40%선에 육박,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스크린쿼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영화를 스크린쿼터 '땜질용'정도로 여기는 경우가많은 극장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스크린쿼터를 완화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크린쿼터 상영일수 삭감혜택을 받기 위해 여름성수기에 흥행은 뒤지지만 한국영화를 개봉한다고말하는 극장들은 특히 IMF한파로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급감한 올해의 경우 스크린쿼터는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입장에 대해 김지미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은 "영화 제작가, 배우, 극장업자 등 모든영화인들이 단결해야한다"고 강조한다. 10년전 UIP직배영화 반대때도 영화인들은 사분오열된 모습으로 할리우드 직배영화가 판을 치는 결과를 낳은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영화계 안팎에선 또다시 도마위에 오른 스크린쿼터 논란을 계기로 진정으로 한국영화를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한국영화에 대한 영화인들의 자세를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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