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특기생으로 고교진학을 꿈꾸던 중학생이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IMF가 또 한 피지못한 꽃송이를 꺾어버린 것이다.
30일 오전11시10분쯤 대구시 동구 효목2동 ㄷ체육관에서 박모군(15.ㄷ중3년)이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이 체육관 회원 신모씨(32.대구시 동구 신천동)가 발견했다.
박군은 유도 특기생으로 고교에 진학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이 체육관에서 운동을 해왔으나 5개월전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진로문제를 심각히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관 동료들에 따르면 박군은 체육특기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를 마치면 바로 체육관에서 운동을 해온 연습벌레였다.
회원 이모군(15)은 "박군은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내색하지 않았다"며 "방학이 시작된 지난주부터는 하루 12시간 체육관에서 생활하며 연습에만 열중했다"고 전했다.
박군의 담임 김광석 교사(56)도 "박군은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항상 밝게 생활했으며 운동시작 7개월만에 1단 승단시험에 합격한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IMF한파는 박군의 꿈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지난 3월 페인트기능공으로 일하던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게 된 것. 지난 1월 여고를 졸업하고 취직한 큰 누나도 최근 회사사정으로 휴직하면서 체육관 회비마련도 어려워 2개월치 20만원을 내지 못했다.
30일 오후 박군이 숨진채 발견된 ㄷ체육관. 박군의 아버지 박씨(48.대구시 수성구 만촌동)는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은 듯 고개를 떨구었다.
"아들아, 내가 너를 죽인것 같구나. 이 못난 아버지를 용서해라"
아들의 땀냄새가 가시지 않은 체육관에 마련된 빈소앞에서 박씨는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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